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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오르기 전에”…현금 ‘사재기’나선 은행·대기업
AA등급 회사채발행 급증
중소기업은 대출길 막혀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에 지난 2월 기업과 은행의 직접금융 조달 규모가 전월 대비 73.3% 폭증했다. 특히 우량 회사채 발행이 조달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해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30일 공개한 ‘2월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이 공모를 통해 주식이나 채권 발행 등으로 직접금융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14조 877억원으로 조사됐다. 전월(8조 1283억원) 대비 5조 9594억원 증가한 수치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지난 2월 기업과 은행의 직접금융 조달 규모가 전월 대비 73.3% 폭증했다. 특히 우량 회사채 발행이 조달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해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일반회사채는 48건, 4조 9500억원으로 전월(2조 4650억원) 대비 2조 4850억원 증가했다. 이중 AA이상 등급 위주 발행이 전체의 83.2%였고 BBB등급 이하 발행은 없었다.

우량채 쏠림 현상은 지난달에 이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 중 AA이상 등급의 우량채 비중은 87.6%를 차지했고 BBB등급 이하는 2.3%에 불과했다.

금융채는 162건, 7조 5330억원으로 전월(5조 5445억원) 대비 1조 9885억원 늘어났다. 금융지주채는 6건, 42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0억원 증가했고 은행채 또한 29건, 3조 2488억원으로 전월(1조 8485억원) 대비 1조 4003억원 증가했다.

회사채의 신규 발행이 증가하면서 순상환 기조였던 전월과 달리 순발행으로 전환된 반면, CP 및 전단채 발행실적은 97조 3508억원으로 전월(104조 9427억원) 대비 7조 5919억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직접금융 조달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배경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을 꼽았다. 3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측 하에 기업이 올해 1월과 2월에 집중적으로 ‘현금 사재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업들이 2월에 미리 앞당겨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전성이 뛰어난 큰 은행과 대기업이 우량 회사채를 발행하며 자금을 손쉽게 조달한 데 비해 비우량 중소기업의 돈 빌릴 곳을 찾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

중소기업의 낮은 신용으로는 회사채 시장에 접근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회사채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 미만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지만, 은행은 보수적인 잣대로 대출을 거부하고 있다.

산업은행 최근 발간한 ‘2016년 기업대출시장 현황 및 특징 분석’에 따르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순증가액은 30조 5000억원으로 전년(52조 8000억원) 대비 42% 폭락했다. 산은은 “경기 불황에 중소기업 신용위험이 크게 증가하면서 은행의 대출태도가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장필수 기자/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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