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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 응원대회도 아니고…” 민주 경선, ‘현장투표’ 무용론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 29일 오전 11시30분. 대전 충무실내체육관 내부로 향하는 출입구는 파란색과 노란색, 주황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길을 만들어 손님(?)을 맞이했다. 이들은 깃발과 팻말을 흔들고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며 한 표를 호소했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를 응원하는 지지자들이다. 오후 2시 ‘충청권 대선후보 선출대회’ 시작을 알리자 각 후보 진영간 응원대결이 본격화됐다. 현장에 있던 한 당원은 “대학 응원대회를 보는 것 같다”고 혼잣말했다. 오후 7시 경선대회가 끝날 때까지 응원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이날 충무체육관을 찾아 투표한 인원은 994명.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을 꽉 채운 사람들은 대부분 ‘응원단’이었다.

[사진=29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청권역 대선후보 선출대회에서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전을 펼치고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흥행 대박’을 쳤다지만 경선 하이라이트인 지역별 순회 경선 행사장에는 ‘헛구호’만 날리고 있다. 214만명에 달하는 선거인단 중 현장에서 투표하는 인원이 1%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이전처럼 ‘현장에서 뒤집기’와 같은 극적인 장면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선거인단 대부분이 자동응답(ARS) 투표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선거인단 없는 완전국민경선제’(19세 이상 누구나 현장에서 투표 가능)로 예상 외 흥행을 거두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민주당 내부에선 지역별 순회 경선 ‘무용론’이 제기된다.

[사진=29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청권역 대선후보 선출대회에서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전을 펼치고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민주당 경선은 ▷투표소 투표 ▷ARS 투표 ▷현장(순회) 투표 순으로 진행된다. 투표소 투표는 지난 22일 하루 전국 동시 투표로 마무리됐다. 모두 5만2887명(투표율 18.05%)이 투표했다. ARS 투표는 지역별 순회 경선 직전 2일(수도권ㆍ강원ㆍ제주는 3일)간 진행한다. 현장 투표는 지역별 순회 경선 행사장에서 실시된다. 대부분 지역 대의원이 현장 투표에 참여한다.

[사진=29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청권역 대선후보 선출대회에서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전을 펼치고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충청권역(총투표수 12만6799표) 에서는 12만52명이 ARS 투표에 참여한 반면 현장 투표는 994명에 그쳤다. 27일 실시된 호남권역 대선후보 선출대회(총투표수 23만6358표)에서는 22만2439명이 ARS 투표에, 1395명이 현장 투표에 참여했다. 전체 투표수에 비하면 현장 투표는 각각 0.9%, 0.6%에 불과하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3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지역별 순회 경선 전에 투표소 투표나 ARS 투표로 선거가 끝나는 구조”라면서 “전체 선거인단의 1%도 안되는 대의원들이 현장에 나와 투표를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후보자의 정견발표도 지지층의 응원도 판세를 바꾸는데 아무런 기여를 못한다는 얘기다. 다른 의원은 “지역별 순회 경선은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면서 “경선 열기에 비하면 선거 구조를 잘못 짠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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