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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너스 통장 눈물의 갈아타기
은행 문턱 높이자 밀려난 서민들
저축銀 금리낮춰 ‘이삭줍기’ 태세
급전 필요한 고객에 ‘가뭄의 단비’
불법대출 노출 우려 감소 효과도


입사 5년차인 직장인 A(33) 씨는 3년전 결혼을 하면서 3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해마다 만기 연장을 해왔다. 하지만 A 씨는 최근 만기 연장을 앞두고 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 사용액이 1000만원 이하로 유지되고 있어 대출금액을 축소할 수 밖에 없다”고 안내 받았다. A 씨는 “연봉도 높아지고 개인 신용도는 더 좋아졌는데 신용대출인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가 줄어든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시중 은행권에서는 이른바 ‘마이너스 통장 다이어트’에 돌입한 지 오래다. KEB하나, NH 등 주요 은행들은 마통 고객의 사용률 재점검을 강화하며 대출한도 감액에 나서고 있다.


시중 은행권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 통장은 고객이 얼마를 쓰던 대출 최대한도가 대출액으로 잡힌다. 금융당국이 날선 시선으로 대출 규모를 체크하고 있어 마통 사용률이 적은 고객들을 안고 있으면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은행에서 밀려난 마통 고객들을 대상으로 저축은행들이 ‘이삭줍기’에 나설 태세다. 저축은행 고객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면 대부분 최대 한도를 사용한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객확대 수단으로 활용할 이유가 충분하다.

OK저축은행은 급여소득자,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해주고 있다. 대출금리는 14.9%에서 27.9%의 범위에서 신용도에 따라 결정된다. 금리가 꽤 높지만,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급전’이 다급한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가 될 수도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49만9000원 한도의 소액 마이너스 통장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 통장을 아예 취급을 안했었으나 최근 소액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에 대한 수요를 염두하고 상품 개발단계에 있다”면서 “금리는 5%대의 대출금리를 기준으로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5%대 금리는 은행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소액으로 한도를 제한하면 연체위험도 낮아지는 만큼 저축은행으로서도 시도해 볼만한 상품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민들의 대출 수요가 근본적으로 없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 문턱만 높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고금리 불법 대출에 노출 될 우려가 있다”면서 “1금융권에서 마통 규모를 축소하면, 2금융권에서의 마통 수요는 향후 더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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