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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미세먼지의 공습]차량2부제, 사업장 조업단축…헛바퀴도는 정부대책
21일 서울 공기 뉴델리 이어 두번째로 나빠…베이징보다 심해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초미세먼지(PM2.5)가 연일 극성이다. 수도권에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가 매우 짙게 깔린 21일 오전 서울의 공기 질이 세계 주요 도시 중 2번째로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곳곳의 대기오염 실태를 모니터하는 다국적 커뮤니티 ‘에어비주얼’(AirVisual)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기준 서울의 공기품질지수(AQI·Air Quality Index)는 179로, 인도 뉴델리(187)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 중 두번째로 대기 오염이 심했다. 같은 시각 인천(139)도 공기품질지수 순위에서 세계 8위를 차지할 정도로 숨 막히는 대기 상태를 보였다.


또 인도 콜카타(170)와 파키스탄 라호르(170)가 공동 3위, 중국 청두(169)와 베이징(160)이 5·6위, 코소보 프리스티나(157)가 7위를 기록했다. 에어비주얼의 AQI는 대기 중 초미세먼지(PM 2.5), 미세먼지(PM 10),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₂), 이산화황(SO₂), 검댕(black carbon) 등 오염물질의 양을 종합해 산출하는 지표로, 높을수록 대기 오염이 심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대책은 여전히 헛바퀴만 돌리는데 그치고 있다.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와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천식 등 호흡기질환 뿐 아니라 폐암 등 치명적 질환을 유발한다. <관련기사 10면>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시간 지속되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공공기관 차량2부제와 공사장 조업단축 등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1년에 평균 1회 발령될까말까한 엄격한 조건을 달았고, 미세먼지의 주된 발생원 가운데 하나인 화력발전소 대책도 빠져 있어 요즘과 같은 미세먼지 빈발상황에서는 전혀 저감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 9개 경보권역 중 한 곳 이상에서 미세먼지(PM2.5)주의보(90㎍/㎥ 2시간 초과)가 발령된 당일(0시~16시) 평균농도가 ‘나쁨’(50㎍/㎥ 초과)이상이며, 다음날 예보에 3시간 이상 ‘매우 나쁨’(100㎍/㎥ 초과)으로 예보되면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다. 이러한 발령조건은 2015년에 한 차례, 2016년엔 전무했다. 2년에 한차례 정도의 까다로운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설사 비상저감조치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시행하더라도 참여대상이 너무 적어 효과는 제한적이다. 실제 참여대상 공공기관 종사자는 52만명으로 수도권 20대 이상 인구 1800만명의 2.8%에 그치고 대상차량도 수도권 차량 750만대 중 12만대에 불과하다. 여기다 지난 주말처럼 주말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상황에서 차량2부제는 사실상 효과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환경보건시민센터는 “공공기관 차량 12만대 중 차량 2부제로 6만대가 운행금지된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교통량 감소효과는 0.8%에 불과하다”며 “1%의 개선효과도 못거두는 무늬뿐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적용범위를 수도권에 한정해서는 안되고 발령 기준농도도 너무 높아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또한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발전부문과 사업장 발생 미세먼지에 대해선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화력발전의 가동률을 낮추고 신규 화전 전면 백지화와 노후 발전소 폐쇄, 실효성 있는 건설기계 및 사업장 미세먼지 저감대책이 시급하다.

게다가 미세먼지 종합대책의 핵심은 대선 이후에야 결정될 전망이다. 석탄발전·가스발전 가동률 조정 등 ‘8차 전력산업기본계획’은 물론이고 경유세 인상 등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선박 대기오염물질 저감 방안 등은 빨라야 하반기에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10 년 이내에 한국의 미세먼지 수준을 유럽 주요 도시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실효성이 의문”이라며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사업장, 건설기계, 발전 분야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고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중시되고 지방에 대한 대책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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