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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지애가 사라졌다"...文-安-李 격해지는 공방전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지킬 것은 지켰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레이스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예비후보 간 공방이 격해지고 있다. 당내 비문(비문재인)세력이 안희정 캠프로 대거 합류하면서 경선구도가 ‘비문 대 친문(친문재인)’ 대결로 굳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성남시장의 ‘선명성’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만인에 대한 투쟁’이 시작됐다. “동지애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25~27일 첫번째 경선 격전지인 호남권 투표를 앞두고 선거인단 확보를 위한 ‘빅3(문재인ㆍ안희정ㆍ이재명)’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대세론을 굳히려는 후보와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후보간 일전일퇴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후보들은서로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단어를 쏟아내면서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시장은 지난 17일 열린 4차 TV합동토론회에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전 대표의 문제를 지적했다. 장외 공격인 셈이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의 철학과 신념의 부재, 또는 일관성 부재에 대해 나름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지나치게 세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캠프 수석 대변인인 박광온 의원은 이례적으로 논평을 내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난으로 유감스럽다”면서 이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의 ‘반기업 정서’를 집중 공략했다. 문 전 대표는 토론회에서 이 시장의 ‘법인세 22%→30% 인상’ 공약을 언급하며 “기업을 죽이면 어떻게 하느냐”, “재벌 해체를 말하고 있다” 등으로 자극했다. 이 시장은 별도의 발언권을 얻어 “문 전 대표와 토론하다 보면 재벌에 편향돼 있는 게 아닌가 걱정되서 안타깝다”고 반격했다.

이 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설전도 격해졌다. 이 시장은 안 지사의 대연정에 대해 ‘대야합’, ‘대배신’이라고 쏘아붙였다. 답할 시간이 부족했던 안 지사는 “적폐 청산과 국가개혁 과제에 합의해야 가능하다”고 갈음했다.

안 지사는 연일 문 전 대표의 리더십을 공격했다. 안 지사는 분당한 안철수 의원과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를 언급하며 “문 전 대표는 ‘나랑 함께하면 이쁘고 나와 반대에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철학과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대의 앞에 힘을 모으고 한 게 우리 야당의 역사”라면서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토론회가 거듭될수록 상대에 대한 공세가 세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안에 대한 입장이나 국정운영 철학 등 나올 내용은 다 나온 만큼 상대를 더 자극할 수밖에 없는 구도로 흐른다는 것이다. 경선 초반 암묵적으로 합의했던 ‘동지에 대한 예의’가 점점 흐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의원 119명은 성명을 통해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조롱하고 모욕을 주는 분열의 언어는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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