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럽 휩쓰는 극우포퓰리즘 ‘브레이크’
과격한 공약 내세운 극우 자유당
여론조사 강세불구 19석에 그쳐
31석 얻은 집권여당 제1당 유지
佛·獨 총선도 포퓰리즘 힘 잃을듯


올해 네덜란드 총선전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극우 포퓰리즘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실시된 네덜란드 총선 출구조사에서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자유민주당(VVD)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에서도 극우 포퓰리즘이 크게 힘을 받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이날 오후 9시 투표 마감과 함께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권당인 VVD가 전체 150석 중 31석을 차지,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反) 유럽연합(EU), 반(反) 이슬람, 반(反) 난민’을 내세운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극우 자유당(PVV)은 19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기독민주당(CDA)과 민주66당(D66)이 각 19석, 녹색좌파당(GL)이 16석, 사회당(SP)이 1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12년 9월 선거와 비교하면 VVD는 10석이 줄어들게 되지만, 당초 예상했던 감소폭보다는 적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나타내던 PVV는 더 많은 자리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4석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CDA는 6석, D66은 7석이 늘어나게 된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라 불린 빌더르스가 이끄는 PVV는 올해 1월 초까지 여론조사에서 30석 안팎을 차지해 제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까지도 VVD에 이어 확고한 제2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막상 출구조사에서는 온건 보수 성향의 CDA, 온건 진보 성향의 D66와 공동 제2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비해 극우 포퓰리즘 광풍을 막는 ‘방풍막’이 되겠다고 주장해온 예시 클라버 대표가 이끄는 GL은 선전했다. GL은 지난 선거보다 무려 12석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PVV는 선거 초반에는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으나 EU 탈퇴, 이슬람 사원(모스크) 폐쇄 및 이슬람 경전(쿠란) 금지, 난민들에게 네덜란드 국경 폐쇄 등 과격한 공약을 내세워 오히려 유권자들의 반감을 산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이슬람국가 터키와의 외교 분쟁도 강경 대응을 요구한 PVV보다 VVD나 CDA, D66, GL로 표심이 향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율은 81%로 지난 총선보다 높게 예상됐다. 온건 성향의 유권자들이 대거 참가해 다른 정당에 표를 던짐으로써 극우 정당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뤼테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연설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미국 대선에 이어 실시된 총선에서 네덜란드는 잘못된 종류의 포퓰리즘을 멈추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네덜란드 총선은 오는 4~5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겨졌다. 지난해 브렉시트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유럽에서 확산된 극우 포퓰리즘이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지, ‘하나의 유럽’을 지향해 온 EU의 운명을 바꿀지 주목돼 왔다.

네덜란드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라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에서도 극우 정당과 후보들이 큰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과 EU의 미래에 대한 안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틴 슐츠 전 유럽의회(EP) 의장은 “(빌더르스의 자유당이 집권에 실패해) 다행이다. 우리는 열려 있고 자유로운 유럽을 위해 계속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