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행사ㆍSNS 인증문화 유행 이끌어
-한복대여업체 “겨울보다 손님 6배 늘 것”
-서울시ㆍ자치구도 ‘한복 바람’ 지원 사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사랑(25ㆍ여) 씨는 봄이 오면 꼭 하고 싶던 놀이가 있었다. 서울 4대 고궁을 예쁜 한복 차림으로 산책하는 것이다. 친구들과 찍은 ‘한복 인증사진’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보고 싶었다. 지난 15일 만난 한복 입은 김 씨는 “외국인도 옷을 어디서 샀느냐고 물어봤다”며 “옷이 무척 예뻐 신이 난다”고 했다.
봄을 맞아 한복 차림으로 서울 나들이에 나서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 경복궁 등 4대 고궁과 종로구 인사동은 그들만의 ‘핫 플레이스’다. 서울시와 자치구도 이 같은 ‘한복 바람’을 부추기기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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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은 20대 여성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낮 최고기온이 13도까지 오른 이 날 서울 종로구 경복궁은 한복 입은 시민들로 가득했다. 대부분 10~30대 여성이었다. 반짝이는 금박 한복을 입은 대학생 최우리(21ㆍ여) 씨는 ”날이 따뜻해져 친구들과 고궁 소풍을 왔다”며 “한복을 입으면 경복궁 입장이 공짜라는 말에 대여업체에서 빌려왔다”고 했다. 한복 데이트를 즐기던 직장인 장세진(30ㆍ여) 씨는 “봄날 한복을 입고 궁을 걸어보고 싶어 지방에서 왔다”며 “남자친구와 이색 데이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한복 인기가 높아진 것은 문화재청의 노력이 크다. 문화재청은 2013년 10월부터 한복 입은 시민 대상으로 서울 4대 고궁과 종묘, 조선왕릉 등을 무료 입장할 수 있게 했다. 작년 4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경복궁ㆍ창경궁 야간개장 시간에도 한복 무료 입장을 허용했다. 그 덕분에 이 기간 중 전체 약 7만6000명 관람객 가운데 한복 차림 시민은 1만1986명(15.77%)에 달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한복 인증문화’도 붐에 불을 지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한복’을 검색하면 이번 달 업로드된 관련 사진만 수천장이 쏟아진다. 대다수는 경복궁과 인사동에서 한복을 빌려입고 찍은 사진이다. 인사동에서 만난 대학생 이민재(25) 씨는 “여자친구 ‘인생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왔다”며 “블로그에 올려 추억으로 간직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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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한 커플이 한복을 입은 채 걷고 있다.] |
한복대여업체도 바빠지고 있다. 인사동에서 한복대여업체를 운영하는 강인우 대표는 “봄이 되면 겨울보다 손님 수가 5~6배는 껑충 뛴다”며 “대부분 10~30대 여성으로, 좀 더 날이 풀리면 하루 200~300명도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한복 열풍에 발 맞춰 작년 7월 ‘서울특별시 한복착용 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에 따른 한복 홍보를 위한 각종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종로구는 지난달부터 ‘한복 음식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한복 차림 방문객이 한복음식점 참여업소 111곳을 찾으면 모든 음식을 10~20% 할인된 가격으로 누릴 수 있다. 알아보기 쉽게 음식점 바깥에는 노란색의 한복음식점 표지판을 붙였다. 인사동에만 참여업소 48곳이 있다.
yu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