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15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일각에서는 구심점을 잃은 보수 지지층이 ‘빅텐트’에 눈길을 돌리면서 김 전 대표의 행보가 더 탄력을 받으리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빅텐트 논의의 중요한 매개로 언급되는 개헌론이 민주당의 반대로 성사가 쉽지 않다는 점 등에서 김 전 대표 움직임의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 전 대표는 전날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회동한 것에 이어 15일에는 한국당 대선주자인 김관용 경북지사와 조찬을 했다.
김 전 대표는 기세를 몰아 16일 오전 남경필 경기지사,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전 의장 등이 참석하는 ‘국난극복과 개혁을 위한 시국회의’를 열고서 본격적인 세몰이에 시동을 걸고자 했다.
하지만 이 행사는 정 전 의장 등 일부 참석자들이 ‘더 많은 참석자가 모일 수 있을 때 회동을 하자’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추후로 연기됐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이 일정 때문에 내일 회동에 올 수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내주로 잠시 회동을 미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전 대표는 당분간 지금 같은 광폭행보를 계속하며 존재감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행사를 미룬 것 역시 제대로 모양새를 갖춰 시국회의를 출범해야만 이후 세를 불리는 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이날 TV조선 인터뷰에서 ‘비문세력의 거대한 연대가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혀 불가능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우리 국민은 역동성 있는 강한 국민”이라며 “국민이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비문연대)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 등 ‘빅텐트’의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는 개헌론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민주당을 제외한 3당이 ‘대선 때 개헌 투표’ 원칙에 합의했지만, 원내 1당인 민주당의 반대 속에 이를 관철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야권 관계자는 “빅텐트는 개헌과 같은 사회 대개혁의 궁극적 방법을 제시해야 힘을 받을 수 있다”며 “개헌이 물 건너가고 단순히 문 전 대표에게 반대하기 위한 ‘반문(반문재인) 연대’의 모습만 남는다면 파괴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공을 들인 16일 시국회의 출범식이 연기된 것을 두고도 세력화의 ‘첫 발’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 전 대표와 유 의원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애초 기대만큼 많은 인사가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미뤄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onlinenew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