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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사드보복’ 직격탄-대림동①]반중감정에 거리 썰렁…보따리상 “장사 접을 판”
-‘사드배치’에 대림동 ‘보따리상’ 타격
-‘反中’ 분위기에 국내 손님도 발길 ‘뚝’
-“대림동이 ‘반목’ 상징될까 두려워” 호소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한국 물건을 중국에 파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며칠 사이에 물량이 뚝 끊긴데다 통관까지 안되고 있습니다. 정치나 외교 문제가 아니라 당장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장사를 접을까 생각 중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국산 화장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이모(24ㆍ중국) 씨는 우리 정부의 사드배치 이후 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중국 현지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다 중국 세관이 서류 미비를 이유로 통관까지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사드배치 소식에 중국 교포가 가장 많이 밀집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큰 타격을 받았다. 중국 수출길이 막히며 상권이 죽은데다 최근에는 반중 감정이 격해지며 한국인의 발길도 끊겨 상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거래처에서는 “사드 때문에 한국 화장품은 안받지 않느냐”며 거래 중단까지 거론했다. 거리도 뒤숭숭한 분위기 탓에 발길이 끊겼다. 이 씨는 “정치인들이 결정한 일에 이웃 간 정마저 끊기게 생겼다”며 “한ㆍ중이 빨리 화해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중국 교포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분위기는 사드 정국이 이어지며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사드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경기침체 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주민 사이에 반목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중국 무역상인 주모(29ㆍ중국) 씨는 “요즘 무역상들 사이에서 ‘오는 15일부터 모든 통관이 막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지금도 중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물품은 모두 통관이 막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무역상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대림동 상가들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양꼬치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8ㆍ중국) 씨는 “한국에서 온 지 20년째인데 이렇게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며 “지난 4일 사드배치 뉴스가 터진 다음부터 거리의 모습이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매출의 절반은 한국인 손님이었는데 반중 감정이 생겼는지 한국인 손님까지 뚝 끊겼다”며 “사업이 어려워진 중국인들도 지갑을 닫으며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사드배치 소식에 중국 교포가 가장 많이 밀집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큰 타격을 받았다. 중국 수출길이 막히며 상권이 죽은데다 최근에는 반중 감정이 격해지며 한국인의 발길도 끊겨 상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림동에 사는 한국인들도 상황도 비슷하다.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32ㆍ여) 씨는 “평소라면 춘절을 시작으로 장사가 점차 풀리는 때인데 올해는 완전히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뒤숭숭한 분위기 탓에 거리도 활력을 잃고 상인들도 힘들어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고 했다.

대림동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은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리에 반중 감정이 생겨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에는 중국인 상점에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를 언급하며 항의를 하는 손님까지 생겼다. 식당을 운영하는 권모(40) 씨는 “요즘 중국인들이 모이면 인터넷에 올라오는 ‘혐중’ 댓글을 모아보며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인들도 한국에 살며 사이좋게 지내고 싶지만, 점점 악화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모(41ㆍ중국) 씨 역시 “식당을 운영하며 ‘왜 보복하냐’며 따지듯 묻는 손님도 생겼다”며 “정부가 결정한 일에 친한 이웃 사이에 금이 생기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대림동이 악화된 한ㆍ중 관계의 상징처럼 변할까 무섭다”며 “양국 정부가 빨리 외교적 해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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