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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朴 청와대④] 세종로 1번지 청와대 시대 막 내리나
-백악관 3배 규모, 대통령과 참모 거리감
-대선주자, 앞다퉈 이전 공약 제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대한민국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는 청와대가 자리한 곳이다.

천하제일복지(天下第一福地)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블루하우스’의 ‘블루스토리’가 되풀이되면서 청와대를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에 입이 있다면 ‘억울하다’고 하소연할 법도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가 하나 같이 좋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사진=헤럴드경제DB]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첫 파면이란 불명예를 쓰고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쫓겨나기까지 했다.

청와대의 가장 큰 문제는 본질적으로 소통이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청와대 면적은 25만3504㎡로 미국 백악관의 7만3000㎡보다 3배 이상 크다.

단지 크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백악관의 경우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보좌관실 등이 몰려 있는데 반해 청와대는 대통령 본관 집무실에서 참모들이 근무하는 위민관까지는 직선거리로만 500m에 달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장수 주중대사는 작년 국회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경우도 있고, 뛰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국민과 언론은 물론 참모들로부터도 차단된 ‘구중궁궐’이 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셈이다.

청와대는 역사적으로도 논란이 되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왕조의 정궁 경복궁을 누르기 위해 지은 총독 관저 건물이 있던 터에 자리 잡은 탓이다.

건축학적으로 어색한 대형 콘크리트 한옥 형태라든가, 도시학적으로 대도시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오랫동안 지적받아왔다.

청와대 이전은 조만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궐위에 따른 조기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앞 다퉈 청와대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청와대를 나와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겠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남경필 경기지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청와대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청와대를 국민과 가까운 곳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역시 청와대의 완전 개방을 약속했다.

권위의 상징이었던 청와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탈권위의 장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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