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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넘어선 분열의 상징…트럼프 지지한 獨 식당 주인, 폐점 위기
-단골손님들, 보이콧에 말 조차 안 섞어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을 넘어서도 ‘분열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를 지지했던 독일의 한 레스토랑 주인이 단골손님들의 보이콧으로 폐점 위기에 처했다고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29세 미국 출신 니콜라스 스미스는 독일 에센 지방에서 그링고스(Gringo‘s)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독일 ZDF방송과 함께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미국 대선 관련 포럼을 열었다. 7명의 미국인 패널 가운데 스미스는 유일한 트럼프 지지자였다.

니콜라스 스미스 [출처=그링고스 페이스북]

스미스는 “소기업 운영자로서 규제와 세금이 일자리 창출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며 “트럼프가 이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뒤 그링고스 페이스북에 악플이 달리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그리 타격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대선에서 당선되자 그링고스에서 단골손님들이 사라졌다. 트럼프가 취임 후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을 발표하자 그링고스에 대한 보이콧까지 벌어졌다.

한 고객은 스미스의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히틀러도 좋아할 거 같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스미스의 단골 고객들은 거리에서 스미스를 마주쳐도 말조차 섞지 않았다.

스미스는 “저녁에 항상 자리가 꽉 찼었는데 이후에는 운 좋으면 하루에 손님 세명이었다”고 털어놨다.

스미스의 레스토랑이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파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우파 독일인들은 그링고스에 가서 밥을 먹자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에센 인근 주민뿐만아니라 몇시간 동안 운전해서 가게를 찾아온 손님도 있었다. 독일 극우정당 AfD 지지자들도 고객으로 찾아왔다. 지난달 레스토랑이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지만 최근들어 다시 손님이 줄고 있다.

스미스는 “레스토랑이 문 닫으면 백악관에 일자리를 문의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WP는 스미스의 사연을 소개하며 “미국을 넘어 트럼프가 이데올로기 분열의 상징이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우파 진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아이돌(우상)로 통한다. 독일의 한 우파 집단은 ‘도널드 트럼프 독일 팬클럽’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200만명이 트럼프의 국빈방문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에 서명했다.

독일에서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압도적 다수가 트럼프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ZDF가 여론조사한 결과 독일인 78%는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는 “푸틴의 정책에 대해 우려한다”는 응답(5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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