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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후보 인터뷰]이재명, “탄핵 후? 착잡했다…또 정치는 촛불 떠날 채비”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이재명 성남시장은 “착잡하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박근혜 전(前) 대통령하에 열리는 첫 집회이자 마지막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후 심경이다. 이 시장은 “촛불의 시작도 시민만 싸웠고, 이제 또다시 촛불과 시민만 남고 정치는 떠나려 한다”며 이유를 들었다. 이 시장은 “대통령 탄핵은 ‘1차 성공’일 뿐, 2차 성공은 더 나은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에 있다”며 ‘정권교체’가 아닌 ‘세상교체’가 대선의 주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지난 11일 헤럴드경제와 진행된 이 시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탄핵 이후 마지막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 심정은 어떠한가? = 사실 착잡했다. 촛불의 첫날도 같이 했고, 그 뒤로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마지막 날까지도 함께 했다. 촛불시민이 바라는 혁명은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 아니다. 그런데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정치권이 그렇다. 이젠 끝이고 이젠 제자리로 돌아가자고 한다. 끝이 아니라 겨우 첫발을 내딛는 순간에 정치권은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촛불집회 초기에도 시민만 있었다. 정치인은 참석을 계산했고, 오히려 방해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 국민의 위대한 투쟁을 통해 탄핵까지 왔는데, 이제 또다시 시민과 촛불이 고립될 것 같다. 정치로부터 분리돼 촛불만 남을 것 같다는 생각에 솔직히 착잡했다.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 너무나 안타깝다.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결정이 난다면 순리대로 가야 하는 것인데 그에 반하게 되면 혼란이 생긴다. 비폭력으로 평화롭게 정치적 표현을 하는 게 중요하다. 촛불집회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가 비폭력이다. 아름답고 숭고하다고까지 평가할 수 있는 정도다. 

이재명 성남시장


▶촛불집회를 어떻게 평가하고 향후 전망은? = 대통령 파면은 ‘1차 성공’일 뿐이다. 우리 국민이 바란 건 대통령을 내쫓는 ‘과거퇴행’적인 게 아니다. 불공정한 나라를 공정한 나라로 바꾸고, 공정국가를 건설하는 게 촛불민심의 열망이다. 이게 더 어려운 과제다. 부패의 상징에 책임을 묻는 건 표면적인 과정이자 수단이다. 모든 국민이 존중받고 공평한 기회를 누리는 것, 이게 더 중요하고 어려운 싸움이다. 이 싸움이 눈앞에 있는데 정치인은 모두 촛불을 떠나고 국민만 현장에 남게 됐다.

▶탄핵 이후, 정국은 바뀔 것이라 내다보는가? = 지금까진 장애 요소를 제거하는 싸움이었다면, 이젠 관심과 목표가 ‘무엇을 할 것인가’로 바뀔 것이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서도 사드 문제, 재벌 특혜와의 싸움 등을 거론하는데 그게 국민의 마음이다. 기존엔 선거에 관심이 쏠리기 어려웠다면, ‘1차 성공’을 이뤄냈으니 어떤 정권교체를 이룰 것인가로 집중될 것이다.

기존엔 ‘정권교체’가 주를 이뤘다면, 이젠 ‘세상교체’로 관심이 바뀔 것이다. 어쨌든 빨리 정권을 바꾸자는 분위기였다면, 이젠 정권교체는 기정사실로 됐으니 어떤 정권교체를 만들어낼지 촛불 시민이 정해줄 것이다.

▶통합이 새로운 화두로 오르내린다. 통합이 중요하다는 데에 동의하는가? = 통합이 중요한 건 당연한 사실이다. 문제는 통합과 봉합을 구별하는 것이다. 촛불시민의 투쟁도 처음엔 갈등으로 보였다. 멀쩡한 대통령을 쫓아내려 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나 그 결과로 우린 진정한 통합을 이뤄냈다. 어찌 보면 지금은 진정한 의미로 국민통합이 된 상태다. 통합의 핵심은 낡은 과거 세력을 청산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적당하게 과거의 적폐세력까지도 봉합해 넘어가는 걸 통합이라 하면 안 된다.

▶민주당 경선 일정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지지율을 끌어올릴 전략이 있나? = 이런저런 별명이 많이 생겼다. ‘촛불스타’, ‘탄핵영웅’ 등이라 한다. 과분하지만 그 별명에 충실하려 한다. 촛불 첫날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했고 정치인으로서도 가장 많이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향후 전략도 표를 계산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려 한다. 그 덕분에 국민이 날 여기까지 불러줬다. 2차 촛불혁명 완성을 위해 촛불 민심이 원하는 길을 가겠다. 그게 내 전략이다.

▶민주당 경선 구도에선 어떤 점을 강조하려 하는지? =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를 뽑을 때 주변 세력, 정치적 유산, 사람 등으로 선택하면 안 된다. 민주당 자체가 거대세력이기 때문이다. 그 점을 알리려 한다. 안정감 있는 후보도 생각이 바르고 일관성 있고 용기와 의지가 있는 후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가장 안정감을 보장할 수 있다. 성남시장을 통해 개인적 역량도 인정받았다.

세력이나 유산, 주변인물 등을 다 제거하고 개인적 역량과 성과로만 판단할 때 가장 안정감이 있고, 또 민주당이란 거대 정치세력의 후보로는 더 이런 후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리려 한다.

▶최근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했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 당은 다양성이 기본이다. 군대나 조직이 아닌 한 다양한 정치적 입장이 공존해야 한다. 생각이 다르단 이유로 탈당하고 분열하는 건 당으로서도 실패다. 국민 입장에서도 손실이다. (김 전 대표 탈당은)아쉽고 안타깝다. 당이 통합하고 포용하며 크게 갔으면 좋겠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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