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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심판 ‘운명의 날’] 8대0 파면에 촛불시민, “우리가 승리했다”
-선고 초반 잇단 ‘기각’에 긴장감…이른 ‘탄핵인용’ 결정에 환호
-퇴진행동, ‘촛불항쟁 승리 선언문’ 낭독…”적폐 청산할 것“

[헤럴드경제=신동윤ㆍ박로명ㆍ이유정 기자] “우리가 승리했다. 이제는 구속이다”

10일 오전 11시 25분께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자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에 모인 촛불시민들 사이에선 기쁨의 함성과 울음이 터졌다. 지난 5개월간 이어진 촛불집회를 통해 전달한 민심이 현실로 실현됐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의 표현이었다. 시민들과 함께 이 자리에 함께 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눈에서도 그동안의 회한이 담긴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자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에 나온 시민들이 기뻐하며 환호성을 치고 있다. [사진=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오전 11시부터 시작한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선고 초반만 해도 촛불시민들의 표정에선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문체부 공무원 등에 대한 인사 전횡’에 있어 박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를 판단하기 불분명하고,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에 포함된 ‘세월호 7시간’ 중 ‘대통령은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부분이 추상적이라 탄핵 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이 권한대행의 발언이 나오자 시민들은 실망한 표정과 함께 한숨을 쉬며 야유하기도 했다.

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자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에 나온 시민들이 기뻐하며 환호성을 치고 있다. [사진=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하지만, 촛불시민들의 분위기는 일순간 전환됐다.

헌재가 ‘최순실(61ㆍ여ㆍ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국정 농단’에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직접 개입했고,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숨기려 했다는 점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단이 나오자 아쉬움은 이내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이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검찰과 특검의 수사에 박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오히려 피하려 한 점은 헌법을 수호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란 이 권한대행의 선고가 이어지자 환호성이 일었다.

결국 이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라는 주문을 낭독하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확정하자 촛불시민들이 모여있는 안국역사거리는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자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에 나온 시민들이 기뻐하며 환호성을 치고 있다. [사진=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이날 행사를 주최한 박근혜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곧장 ‘촛불항쟁 승리 선언문’을 낭독했다.

퇴진행동은 “박근혜와 공범자들이 비리와 공작 정치, 생명 파괴 행위 등을 할 때 우리 촛불시민은 마음속으로 분노했지만 평화롭게 광장을 지켰다”며 “박근혜가 대통령이 아님을 선언했고 추운 겨울 촛불을 켜고 광장을 지킨 바로 우리들의 힘으로 민주주의의 봄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존중과 평화의 공론장이 만들어졌던 광장에서 우리는 공감하고 연대했으며,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며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공범자를 처벌하는 등 그들이 쌓아올린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 정치와 교육을 바꾸고 언론 개혁과 사법 정의를 실현해 민주주의를 세우는 촛불은 더 넓게 퍼지고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헌재의 최종결정을 지켜본 대학생 이모(20) 씨는 “인용 발표가 되는 순간 주먹을 쥐고 뛰어올랐다. 아직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아 기쁘고 감동적”이라며 “이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 퇴임 후 특혜를 원천 봉쇄하고 죄값을 치르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재경(19ㆍ여) 씨는 “지난해 고3 때 정유라 특혜 사건을 보며 분노했었는데 탄핵 인용이 되자마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며 “앞으로도 거리로 나올 수 있으면 계속 나와 목소리를 적극 낼 것”이라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참가한 5000여명의 촛불시민들과 함께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진행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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