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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촛불’못끈 ‘태극기’…“무효다”격렬 반발
탄기국 “국회 표결부터 문제”
“다수 여론 반영은 실패했다”
사회학자 ‘찻잔속 태풍’분석


태극기는 결국 촛불을 끄지 못했다. 친박 세력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세력과 탄핵 반대 세력이 탄핵 선고 막판까지 세 결집을 주도했지만, 탄핵으로 기운 여론을 뒤집는데는 역부족이었다.

탄핵 정국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도 탄핵 인용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논평을 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헌재 8인 평의회의 결정은 그 자체로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재가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린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3ㆍ1절에 500만 시민이 태극기를 들고 모여 성난 민심을 보여줬지만, 헌재가 잘못된 판단으로 민심을 져버렸다”며 “국회의 표결 과정부터 부정이 많아 이번 선고는 무효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10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찬반 양측 세력이 마지막 세 대결에 나섰다. 차벽으로 비무장 지대를 만든 경찰도 역사적인 선고를 앞두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최상위 비상령 갑호 비상을 발령한 경찰은 헌재와 청와대 주변 등 도심 일대에 271개 중대(2만1600여명)라는 대규모 경비병력을 투입했다. 정희조 기자/checho@

탄기국은 선고 전날인 지난 9일 오후부터 헌재 앞에 모여 탄핵 기각을 위한 밤샘시위를 벌였다.

이날 밤샘집회에 참가한 유모(67ㆍ여) 씨는 “헌재가 애국국민이 아닌 공산주의자의 손을 들어주면 그 자체로 존재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라며 “그때는 재판관들이 시민의 손에 거리로 끌려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민성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 역시 “지난 8일에도 메스를 들고 인용 결정이 나면 죽는다고 찾아오는 시민들이 있었다”며 “헌재가 인용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동안 탄핵 반대 운동을 주도해왔던 탄기국은 결국 박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실패로 기록됐다.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이 주축이 돼 지난해 11월 19일 첫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주최 추산 6만7000명이 모였지만, 17차에 걸친 집회 때마다 세를 불렸다. 지난 3ㆍ1절에 진행된 15차 태극기 집회에서는 자체 추산 500만명이 모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탄핵 반대 운동은 다수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 ‘찻잔 속 태풍’이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들이 집회 과정에서도 외부의 의견은 무시한 채 내부 의견만 증폭시키는 등 폐쇄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다”며 “결국 민심을 읽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집회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의 폭력적인 모습도 여론을 등지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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