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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심판 ‘운명의 날’] “제발…” 찬탄ㆍ반탄 모두 간절했던 헌재 앞
-촛불 “인용”vs 친박단체 “기각” 외쳐
-‘갑호비상령’ 警, 헌재주변 4600여명 배치

[헤럴드경제=신동윤ㆍ박로명ㆍ이유정 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결정이 있던 10일 오전. 이른 시간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는 ‘탄핵인용’ 또는 ‘탄핵기각ㆍ각하’를 요구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오전 8시께부터 수운회관 앞 삼일대로에는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등 친박ㆍ보수단체 회원들이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들고 나와 ‘탄핵각하’, ‘썩은 국회 해산하라’, ‘억지탄핵 원천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탄기국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 부근 삼일대로상에서 집회를 개최해 ‘탄핵각하’를 외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탄핵에 찬성하는 ‘박근혜 퇴진 국민행동본부(퇴진행동)’ 등 촛불시민들은 한 시간 뒤인 오전 9시께부터 룩센트 인코퍼레이티드 앞 율곡로에 모여 ‘박근혜 탄핵 촛불 승리’, ‘박근혜를 즉각 탄핵하고 구속하라!’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 역시 초긴장 상태였다. 안국역사거리에서 헌재 방면으로 향하는 길은 이른 새벽부터 차벽과 경력으로 원천 봉쇄됐다. 헌재쪽으로 향하는 행인들에 대해서도 신분증을 제시한 사람에 한해 통행을 허용했다. 경찰은 탄핵 찬반 양측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각 진영 선두 및 단상이 위치한 안국역사거리 방면에 이중으로 차벽을 설치하고, 경력을 배치했다.

서울지역에 갑호비상령을 발령, 총 271개 부태 2만1600여명의 경력을 동원한 경찰은 이날 헌재 주변에만 총 57개 중대, 약 4600여명을 배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헌재 최종판결이 있는 오전 11시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집회를 시작한 탄핵 찬ㆍ반측은 한껏 격앙된 감정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차분하게 집회를 이어갔다.

양측은 경찰 차단벽을 사이에 두고 구호를 외치며 자신들의 요구대로 헌재 최종결정을 내려지길 바랐다.

헌재 판결 상황을 다 함께 지켜보기 위해 걸어놓은 대규모 스크린 아래 모인 촛불시민들의 표정은 예상보다 담담했지만, 목소리엔 긴장감이 담겨 있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 부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을 주장하는 촛불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최윤석(26) 씨는 “인용은 당연한 것”이라며 “적폐 청산해 공정한 사회가 되는 첫 단추를 꿰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취선(43) 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너무나도 떨린다”고 했다.

이에 비해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보다 격앙된 분위기였다.

교회 집사라는 안모(60) 씨는 “박 대통령은 아버지를 통해 역사가 무엇인지를 알고, 여성의 복지를 위해 자신의 소명을 충분히 하신 분”이라며 “탄핵이 각하될 것을 믿기에 축제 느낌으로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경기 가평에서 왔다는 박모(66) 씨는 “자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문명국가를 또 좌파들의 손에 넘겨줄 수 없다”며 “탄핵각하가 된다면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로 가는 길목에 서게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재에서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경우 탄핵 찬ㆍ반측 참가자 모두 불복하겠다는 입장은 분명했다.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대학생 권모(25) 씨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추종하는 것은 나라를 좀 먹는 것으로 비정상”이라며 “탄핵이 만약 기각된다면 횃불을 들고 저항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뚝섬에서 작은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45ㆍ여) 씨는 ”탄핵이 기각되면 집에도 못 들어가고 직장에서 일하는 것은 물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다”며 “거리에서 계속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송모(26ㆍ여) 씨도 “벌써 4개월이 지나는 동안 1500만명이 넘는 촛불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퇴진을 위해 함께 뭉쳤다”며 “기각 시 더 많은 촛불이 모여 함께 거리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에 반대한다는 최모(45) 씨는 “탄핵이 인용될 때는 야당과 촛불이 대통령의 약점을 잡고서 권력을 약탈한 것처럼 보복할 것”이라며 “나를 비롯한 시민들이 권력을 약탈한 사람들의 비리와 약점을 밝혀내 다시 끌어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모(35ㆍ여) 씨는 “인용이 안되더라도 폭력만은 안된다”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계속 집회에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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