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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동 대통령 사저 앞 표정]“인용되면 교도소 가야지” vs “집인데 돌아와야”
- 상반된 朴 삼성동 사저 앞 분위기
- 주민, 취재진에 탄핵심판 질문도
- 경비병력 단 두명…긴장감 ‘팽팽’


[헤럴드경제=원호연ㆍ이현정ㆍ최준선 기자]“인용 됐어요? 몇시 발표랍니까?”

오피러스 승용차를 타고 박근혜 대통령 사저 앞을 지나가던 한 삼성동 주민이 기자들이 모여있는 앞에서 창문을 내리고는 기자들에게 물었다. 사저 옆 아파트에서도 서너명의 주민들이 베란다 문을 열고 취재진을 내려다 봤다. 그만큼 사저 주변 주민들에게도 10일 탄핵 심판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사진설명=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일인 10일 서울 삼성동의 박대통령 사저도 긴장감 속에 귀를 헌재쪽으로 돌리고 있다. 사저 앞에는 취재진과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오전 내내 박근혜 대통령 사저 주변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오가는 주민들은 사저 앞에서 걸음을 멈춰 수군댔고 상인들은 가게 밖에 나와 몰려든 취재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경찰이 철통과 같은 경비를 서고 있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사저 경호를 맡은 두명의 경찰 외에 보안 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을 뿐이다. 사저 안쪽을 촬영하려고 설치한 사다리 10여 개가 열띤 취재 경쟁을 보여주고 있었다.

광장의 촛불과 태극기 민심이 서로 만나지 못했던 것처럼 탄핵 심판 이후 박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이곳 주민들의 의견도 분분했다. 특히나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해 박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청와대를 나와 이곳으로 바로 옮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와 측은지심이 교차했다.

특히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곳에 모여 지지 집회 등을 이어가면서 동네 분위기를 해칠 것을 우려하는 주민이 많았다. 주민 김모(30)씨는 “인용되서 여기로 온다면 동네가 시끄러워지지 않을까 걱정돼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송(28)씨는 “(박 대통령이 이곳 주민인 것이) 동네 망신”이라며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오면 탄핵소추의 대상이 되는 만큼 “교도소에 가야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사진설명=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일인 10일 서울 삼성동의 박대통령 사저도 긴장감 속에 귀를 헌재쪽으로 돌리고 있다. 사저 앞에는 취재진과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박 대통령이 이곳에 돌아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도 있었다. “지난 대선 박 대통령을 찍었지만 너무 무능력하고 무책임해서 놀랐다”는 김성옥(70)씨는 “자신의 집이니 일단 오는 것 자체를 반대할 수도 없고 시끄러운 것도 어쩔 수는 없다”면서도 “그래도 인용되면 기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을 여전히 믿으며 돌아올 경우 환영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황모(68) 씨는 ”그분 집이니 오셔야 하겠지만 이왕이면 청와대에서 임기를 마치고 왔으면 좋겠다”면서도 “인용되서 다른 곳에 가더라도 집에는 들렀다 가시라”며 여운을 남겼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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