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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인용]‘신구 대결’ 펼친 양 대리인단…결국 젊은 피가 웃었다
-국회 측 평균 43세…젊은 변호사들 주축
-대통령 측 최고령 89세…원로들로 꾸려
-변론엔 ‘원로대우’ 없어…치열한 신경전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은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대통령 측 대리인단 간의 ‘신구(新舊)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국회 소추위 측이 평균 나이 43세의 젊은 변호사들로 대리인단을 꾸린 반면 박 대통령은 원로 법조인들을 대거 내세웠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평균 나이는 59세로, 국회 측과 16살 차이가 났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대리인들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국회 측 대리인은 총 16명으로, 이 중 20대 변호사도 2명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 측에선 89세의 정기승 변호사가 막판 합류하면서 양측을 통틀어 최고령 대리인으로 기록됐다. 대표 대리인 역할을 한 이중환(58ㆍ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나 전병관(53ㆍ22기) 변호사는 오히려 젊은 축에 속했다.

대통령 측 원로 법조인들 중 일부는 고령인 탓에 변론이 늦은 시간까지 진행되는 날이면 먼저 심판정을 나서거나 초콜릿을 먹으며 당을 보충하는 모습도 보였다. 애초 10명 안팎으로 출발한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심판 중반 ‘총사퇴 가능성’을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19명까지 늘리며 세를 과시했다.

양측 대리인단의 면면도 현격하게 대조를 이뤘다. 국회 측은 헌재에서 연구관 생활을 한 ‘헌법 전문가’ 이명웅(58ㆍ21기) 변호사와 신미용(58ㆍ31기) 변호사를 내세워 형사재판과는 다른 헌법재판 절차에 대비했다. 변호사시험 출신 변호사도 4명이 이름을 올렸다.

판사 출신 변호사들도 국회 측에 다수 합류했다. 대리인단을 이끈 황정근(56ㆍ15기) 변호사를 비롯해 이용구(53ㆍ23기) 변호사, 전종민(50ㆍ24기) 변호사, 최규진(46ㆍ36기) 변호사는 모두 법관 출신이다.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변론 시작에 앞서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박 대통령 측은 중량감있는 인사들로 대리인단을 구성했다.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동흡(66ㆍ5기) 변호사를 비롯해 대법관 출신의 정기승(89ㆍ고등고시 8회)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김평우(72ㆍ사시 8회) 변호사 등 ‘화려한 전적’을 자랑하는 이들이 탄핵심판 후반 화력 지원에 나섰다.

박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대구ㆍ경북 출신 변호사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동흡ㆍ전병관ㆍ서석구(73ㆍ3기)ㆍ서성건(58ㆍ17기) 변호사는 대구 출신이고, 이중환 변호사가 구미, 채명성(49ㆍ36기) 변호사가 부산 출신이다.

나이와 법조 경력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막상 변론에선 ‘원로 대우’는 없었다. 탄핵심판 초반 양측은 서로 웃으며 악수하는 여유도 보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설전도 불사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 측 대리인들은 변론 중 대통령 측 선배 대리인들과 신경전을 벌이거나 법리 논쟁을 벌이며 강공을 퍼붓기도 했다.

국회 측 이명웅 변호사는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와 재판 종료 후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지난 12차 변론 당시 이 변호사가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다가가 “(고영태 씨 관련 신문에 대해) 이의신청도 못하게 안하무인격으로 막느냐”며 항의하자 서 변호사는 “그럼 언론에다가 3월9일에 선고한다고 인터뷰한 것은 안하무인 아니냐”며 맞섰다.

이처럼 지난 20차례의 재판에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펼쳐진 신구 대결은 헌법재판소가 10일 박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리면서 결국 ‘젊은 피’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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