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탄핵 92일간의 기록]촛불과 태극기…거리로 나간 정치인들, 치열했던 여론전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야당의원들은 탄핵의 정당성을 주장했고, 반대편에서 역시 거리에서 탄핵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측은 재판 과정에서 “헌법재판소가 공정한 심리를 하지 않으면 아스팔트가 피로 물들 것”이라는 섬뜩한 얘기를 하기도 했다. 모두가 여론전이었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광장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었다.

사실 대통령의 집무를 정지시킨 것은 광장의 힘이었다. ‘최순실 테블릿PC’의 존재가 알려진 10월 넷째주에 첫 촛불집회가 열린 후 지금까지 19차례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대통령 탄핵 의결 직전인 7차 집회에서는 170만명의 시민들이 광장에 나오기도 했다. 사상최대였다. 처음에 야당 정치인들은 “대통령을 탄핵시키자는 것이냐”며 오히려 머뭇거렸다. 하지만 집회에 100만명이 넘는 인원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정치권도 동요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 야권대권주자들이 모두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탄핵이 의결된 이후 광장과 거리를 뒀지만, 탄핵기각설이 조금씩 나오면서 다시 거리로 나왔다. 탄핵 의결이후의 광장정치에 대해선 야당 정치인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탄핵에 반대하는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들도 11월 19일부터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기 시작했다. 촛불집회의 맞불격인 ‘태극기 집회’는 지금까지 총 16차례 열렸으며, 이들도 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100만명이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친박 핵심인 김진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꺼진다”며 탄핵 반대세력에 힘을 실었다. 이후 김진태,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과, 같은 당의 대선주자인 이인제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탄핵반대 여론을 이끌었다. 대통령 변호인단도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는데, 탄핵 변론 과정에서는 “아스팔트가 피로 물든 것”이라는 발언을 김평우 변호사는 집회에 나가 탄핵 승복과 관련, “우리가 복종하라면 복종해야 하는 노예인가”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등이 박 대통령 65세 생일을 맞아 보낸 편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답신을 하기도 했다. 이는 태극기 집회의 총 동원령으로 해석됐다.

결국 광화문 광장은 경찰의 차벽을 사이에두고 촛불세력과 태극기 세력으로 양분 됐다. 언론 보도 역시 “둘로 나뉜 광화문 광장” 등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탄핵 찬성여론은 76.9%로 지난해 반대 20.3%를 압도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조사때는 탄핵찬성여론은 72.2%, 탄핵반대여론은 18.2%였다.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