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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인용]박근혜 사람들이 늘어놓은 ‘한탄’…결과는 이미 예측됐다
-차은택 “반성한다”며 崔 국정개입 적극 진술
-안종범 “대통령에 바른 말 했어야” 아쉬움 토로
-김상률 “어떻게 최순실 같은 사람이…” 한탄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헌법재판소가 내린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은 증인들의 ‘한탄섞인 증언’에서 이미 그 결말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 몸을 담았다가 국정농단의 조연으로 전락한 이들은 헌재에 나와 “반성한다” “후회한다”는 말을 반복하며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차은택 전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사진=헤럴드경제DB]

박근혜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씨가 대표적인 예다. 차 씨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후 최 씨를 등에 업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이동수 전 KT 전무 등 측근을 공직과 민간기업 임원에 앉혔다.

차 씨는 헌재에 나와 “제가 무지해서 큰 잘못인 줄 몰랐다. 지금 많이 반성한다”며 “제 가족과 제 명예를 걸고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재판관들이 ‘이런 일’이 무엇인지 따져 묻자 차 씨는 최 씨의 국정개입 사례를 거침없이 털어놨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진=헤럴드경제DB]

‘왕수석’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대통령 지시를 그때 그때 순응하며 처리해서 (잘못됐다는) 판단을 못했다. 돌아보면 부적절한 지시에 대해선 건의를 많이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현 정부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렸던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역시 “박 대통령이 ‘정유연(정유라 개명 전 이름)을 잘 키워주라’고 직접 얘기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며 박 대통령이 최 씨 일가를 발 벗고 도운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사진=헤럴드경제DB]

박 대통령을 20년 가까이 최측근에서 보좌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은 증인신문 내내 최 씨를 ‘없는 사람’이라고 지칭해 오히려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이수 재판관은 “없는 사람으로 칠 정도였다면 (박 대통령 동생) 박지만 씨 관리하듯 청와대가 더 감독을 철저히 했어야 하지 않냐”며 최 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내준 정 전 비서관을 질타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최 씨가 밖으로 나오면서부터 꼬여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상황인식도 보였다. 국회 측 대리인 이용구 변호사가 “그게 바로 비선실세다”고 꼬집자 씁쓸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검찰 조사 중 “한탄스럽다”고 말한 사실도 헌재 증인신문에서 공개됐다. 문체부의 ‘스포츠클럽 지원 사업’이 최 씨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안 김 전 수석은 “어떻게 최순실이라는 한 개인에 의해 주도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인지 참으로 한탄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 측의 신청으로 헌재에 나온 이승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오히려 청와대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기금 출연이 자발적이었다는 당초 진술을 번복한 이유를 묻자 “전경련 해체론 등 각종 비난이 쏟아져 조직 수장으로서 자괴감이 들었고, 나도 모르는 게 계속 밝혀져서 약간의 배신감도 느꼈다”고 털어놨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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