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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獨 관리들, 나치같아” 발언 파문
獨, 개헌 지지집회 불허 비판
BBC “양국 관계 최악 수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독일 관리들을 ‘나치’에 비유하며 공격에 나섰다. 터키 당국의 독일 일간지 특파원 구속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성의 날 행사에서 “(개헌 지지 집회를 불허한) 독일 공무원들의 행동은 과거 나치의 행동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어 “나는 독일이 나치의 관행을 벗어난지 오래 됐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착각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도 높은 발언은 최근 독일 가게나우, 쾰른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터키 정부가 계획한 개헌 찬동 정치 집회를 불허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터키는 다음달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통치 구조를 바꾸는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개헌안은 대통령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개헌 뒤 취임하는 대통령은 법원 고위인사의 인사권과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국가비상사태 선포ㆍ운영권 등을 갖게 된다.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한 번 중임할 수 있다. 에르도안 현 대통령의 임기가 2019년 11월까지이므로 개헌안이 국민투표에서 통과되면 이론적으로 2029년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1인 통치를 고착화할 수 있어 터키 야당을 비롯해 국제 사회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터키 정부는 국외거주자 수백만명의 찬성표를 얻기 위해 국외 개헌 지지 집회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에는 약 140만명의 개헌 국민투표 유권자가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잇따라 터키 정부의 개헌 지지 집회에 퇴짜를 놓고 있다.

특히 독일 일간 디벨트의 데니츠 위첼 터키주재 특파원이 구속된 이후 독일과 터키의 앙금이 깊어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위첼 특파원이 “독일의 스파이”라고 주장한 반면, 독일 당국은 이같은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일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립적인 저널리즘이 존재할 수 있어야만 하며, 저널리스트들은 자기 일을 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지적하면서 위첼 특파원의 석방을 촉구했지만 터키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

BBC의 마크 로웬 터키주재 특파원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얻기 위한 시도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 과정에서 독일과 터키의 관계가 가장 나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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