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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팅 팟’미국의 50色 달콤함에 빠지다
더 데일리 밀‘美 50주 대표 디저트’선정…버몬트 ‘사과파이’·루이지애나 ‘베이그넷’등 저마다 지역 특색·역사 담겨

우리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미국 50개 주들은 다채로운 상징물로 개성을 표현한다. 그 중 공식 디저트를 지정한 곳도 있어 흥미롭다. 뉴욕주가 지난 2015년 10월 요거트를 공식 디저트로 선언한 것이 한 예다. 공식 디저트의 자리에 오르려면, 해당 지역의 유산이나 환경, 농업 등과 관련이 있는 것은 물론, 주 의회 승인과 주지사 서명 등의 절차도 밟아야 한다.

다만, 공식 디저트를 지닌 주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이에 미국 식음료 전문 웹진 ‘더 데일리 밀’은 최근 미국 50개 주의 대표 디저트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선정 목록을 들여다보면, 지역 특산물로 만들어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은 ‘웰빙’ 디저트들이 대세다. ‘이민자의 나라’답게 유럽과 러시아, 멕시코 등에서 유래한 디저트들도 여럿 이름을 올렸다. 치즈케이크나 브라우니 등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도 있지만, ‘미시시피 머드 파이’와 같이 우리에게 생소한 ‘개성만점’ 디저트 역시 눈에 띈다. 



지역 특산물 활용 ‘웰빙’디저트’

알래스카의 대표 디저트는 ‘링곤베리 잼을 얹은 비스킷’이 낙점받았다. 이 주의 이름을 딴 ‘베이크드 알래스카’라는 디저트가 있긴 하지만, 정작 알래스카 주민들은 이를 즐기지 않는다고 더 데일리 밀은 귀띔했다. 베이크드 알래스카는 1876년 알래스카의 미 합중국 편입을 기리기 위해 뉴욕에서 탄생한 아이스크림 케이크다.

대신 알래스카에선 베리 채취가 하나의 풍습으로 자리잡을 만큼 베리류를 즐겨 먹는다.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어디서 베리를 즐겨 따는 지 질문하는 것은 정치, 종교에 관한 얘기를 하거나 여성의 나이를 묻는 것과 마찬가지로 결례로 여겨진단다. 알래스카에서 서식하는 베리류인 링곤베리는 블루베리보다도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과가 많이 나는 버몬트는 사과 파이, 복숭아로 유명한 조지아는 복숭아 코블러가 각각 대표 디저트에 선정됐다. 이밖에 ▷‘코코넛 머핀’(하와이) ▷‘복숭아 파이’(델러웨어) ▷‘허클베리 파이’(아이다호) ▷‘야생블루베리 파이’(메인) ▷‘체리 파이’(미시건) ▷‘호박 파이’(뉴햄프셔) ▷‘사과 크리스프’(워싱턴) ▷‘블루베리머핀’(미네소타) ▷‘키 라임 파이’(플로리다) ▷‘고구마 파이’(노스캐롤라이나) ▷‘알파파 꿀 파이’(몬타나) ▷‘배 파이’(오리곤) 등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주별 대표 디저트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서 유럽의 맛을 즐긴다

이민자들의 음식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디저트들도 눈에 띈다. 원래 프랑스 땅이었던 루이지애나의 ‘베이그넷’이 대표적이다. 설탕이 뿌려진 프랑스식 도넛 베이그넷은 치커리 커피와 짝을 이룬다. 뉴올리언스의 ‘카페 드 몽드’가 베이그넷 맛집으로 유명하다.

위스콘신의 대표 디저트로 꼽힌 ‘크링글’은 과일을 얹고 설탕 가루를 입힌 덴마크식 고리 모양 빵이다. 특히 덴마크계 미국인 문화의 중심지인 항구도시 러신이 크링글로 유명하다.

네브라스카의 ‘콜라치’는 각종 과일을 얹어 만든 체코의 전통 케이크로, 역시 유럽 이민자들이 들여왔다.

네바다 ‘바스크 케이크’는 과거 골드러시 때 스페인과 프랑스에 걸쳐있는 바스크 지방 사람들의 이주와 함께 미국에 전해졌으며 명절 때 즐겨 먹는 디저트다.

원래 멕시코 땅이었던 뉴 멕시코는 스페인식 쿠키 ‘비스코치토스’가 대표 디저트에 올랐으며, 사우스다코다의 ‘쿠헨’은 1880년대 독일계 이주민들이 들여온, 과일을 넣어 구운 과자다.

노스다코다 ‘베를리너 크랜서’는 노르웨이의 버터 쿠키로, 매해 10월 마이놋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의 스칸디나비안 축제 때 즐기는 디저트다.

미국으로 넘어온 멕시코인들에 의해 전해진 ‘멕시칸 웨딩 쿠키’는 텍사스의 대표 디저트로 낙점받았다.



‘미시시피 머드 파이’를 아시나요?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이 있는 애리조나의 대표 디저트는 나바호족 전통 음식인 ‘소파이피야’이다. ‘나바호 타코’로도 불리는 이 음식은 기름에 튀긴 옥수수 빵에 야채와 치즈, 꿀 또는 계피설탕 등을 얹어 만든다. ‘소파이피야’는 1995년 지역신문 애리조나 리퍼블릭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주 대표 음식에 선정됐었다.

미시시피의 대표 디저트 ‘미시시피 머드 파이’는 초콜릿 쿠키와 피칸을 얹고 커피맛 리큐어와 바닐라 추출물, 초콜릿 등을 넣어 폭우가 내리면 흙탕물처럼 보이는 미시시피강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아칸소의 ‘파섬 파이’는 휘핑 크림이 초콜릿 푸딩을 감추고 있어 파섬(주머니쥐)가 위험에 처하면 죽은 척하는 데서 착안한 이름이다.

캘리포니아의 대표 디저트는 ‘프로즌 요거트’(프로요)다.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과 활기찬 성향, 그리고 다양한 인구 구성 등을 반영해 이같이 선정했다고 더 데일리 밀은 설명했다. 프로즌요거트파인더닷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는 대형 프로즌 요거트 가게가 189곳에 달할 정도로 프로요의 인기가 높다.

뉴욕의 대표 디저트는 주가 발표한 공식 간식인 요거트를 제치고 치즈케이크가 꼽혀 배경이 궁금하다. 더 데일리 밀은 주 의회가 요거트를 공식 간식으로 지정하자 반발이 거셌다며 뉴욕식 치즈케이크는 풍부하고 짙은 맛이 일품이라고 전했다. 일리노이 주는 189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처음 등장한 ‘브라우니’가 대표 디저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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