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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덕여대 또 ‘설립자 친일 미화’ 논란
“사학이 살아남은 건 친일 덕”
총학-학교 새터 안내문구 갈등

동덕여대 학교측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새내기새로배움터(이하 ‘새터’) 안내 영상에 친일행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설립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는지 여부를 두고 총학생회와 논쟁을 벌이던 중 또 다른 친일 행적 미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 동덕여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지원팀 관계자가 친일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는 동덕여대 설립자 춘강 조동식 박사에 대한 소개 내용을 새터 본행사 나레이션에서 제외해달라는 총학생회측과 의견 충돌을 빚던 도중 감정이 격해져 위와 같은 내용의 말을 총학생회장 등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학교측이 준비한 “동덕여대는 일제의 침략으로 민족의 운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구원하는 길은 오직 교육의 힘밖에 없음을 깨달은 ‘춘강 조동식’ 박사가 1908년 순수 민간자본으로 설립한 최초의 여자대학교”라는 설명이 당초 새터용 안내 나레이션에 친일미화 내용을 넣지 않겠다던 학교측의 설명과는 차이가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학교측은 설립자 조동식 박사에 대한 설명이 학교 홈페이지등에도 이미 공개된 사항이라 맞받아치며 충돌을 빚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희준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에 따르면 이 자리에 나온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사학들이 현재 남아있는 것은 당시 어느 정도 친일을 했기 때문”이라거나 “수많은 교육 업적들이 있는데 친일행적 하나만으로 그 사람을 매도하면 안된다” 등의 말을 학생들에게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총학생회측은 “친일파 설립자에 대해 언급하는 자체가 친일미화며 ‘친일을 했더라도 민족에게 끼친 공로가 있다’며 친일파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공과론(功過論)’적인 발언”이라며 “지난달 24일 공문 및 대자보 등을 통해 학교측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 바 있지만 학교측에서는 여전히 응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총학생회측은 해당 직원이 의견 충돌 끝에 “총학 애들과는 일을 못하겠다”며 책을 찢어 바닥에 던지는 등 강압적인 태도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동덕여대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책을 찢어 던진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구두로 사과를 했고, 학생회측도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했다”며 “그럼에도 이제와서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학교 설립 배경을 설명하는 문구를 두고 아무런 근거 없이 ‘친일 미화’라며 내용 삭제를 요구하고 행사를 보이콧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친일 미화로) 지적한 발언 역시 우리나라 사립대학에 친일파 설립자들이 유독 많은 이유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해 준 과정에서 한 말”이라고 했다.

한편, 과거 동덕여대는 수차례 설립자의 친일행적을 미화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발생한 적이 있다.

지난 9월에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동덕인성교육’ 과목 강의에 활용된 교재 ‘동덕의 역사와 정신’에서 설립자 조동식 박사에 대해 “학교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제에 협력한 애국자”라고 교육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학내에서 반발이 일기도 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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