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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오바마 도청 의혹에…민주당 이어 美 정보당국도 반발
-트럼프 미 의회에 오바마 도청의혹 조사요청
-민주 “물타기”vs 공화 “조사 착수”
-정보당국 반발…FBI 국장 트럼프 주장 ‘거짓’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러시아 스캔들’로 흔들리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돌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칼날을 겨누며 국면 전환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내 전화를 해킹했다”고 주장하자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미 정보당국까지 ‘거짓’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전 대통령 도청 의혹 제기에 대해 정치적 목적을 지닌 전형적인 ‘물타기’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제기한 ‘오바마 도청 의혹’ 의회조사 요청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원내대표는 CNN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뭔가를 구성한 다음 글을 썼고, 언론이 보도하게 한 뒤 모두 그렇게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독재의 한 도구”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 인사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러시아 유착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정치적으로 위기 상황에 처했다. 다른 사안을 끌어들여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국면전환용 수법’이라는 지적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경우든 곤란에 처했다”며 “만약 잘못된 정보를 유포한 것이라면 대통령의 존엄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반대로 사실이라면 이는 대통령 측이 러시아와 유착했다는 것을 뜻하므로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공화당은 상ㆍ하원 정보위원회의 조사를 촉구하며 백악관의 요청에 화답했다.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도청 의혹’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누네스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하원 정보위원회 조사의 포인트는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해킹’ 사건에 대한 미 정부의 대응이 포함될 것”이라며 “정부가 선거관리 공무원이나 대리인에 대한 감시 활동을 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공화당이 4일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의혹’ 제기 초반 침묵하던 분위기에서 달라진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CNN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확실히 잘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매우 빨리(very quickly) 진위 여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마 대통령은 우리나 대중들이 모르는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매우 빨리 알아낼 것이다. 사실이 아니라면 대통령이 무엇을 말한건지 직접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오바마 도청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5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의회의 조사를 요청한 뒤 나온 즉각적인 반응이다.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2016년 행정부의 수사 권한이 남용됐는지 확인을 위해 의회 정보위에서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악관이나 대통령은 조사가 시작될 때까지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의회 조사 촉구 외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CNN은 “(아직까진)오바마의 도청 의혹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공식적인 신뢰할 만한 보고서가 없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도 트럼프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법무부에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이 ‘거짓’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근거 없는 도청 의혹 주장에 대해 법무부가 공개적으로 반박할 것을 요구했다. 코미 국장은 구체적으로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그러한 도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no such wiretaps existed)’을 설명하라고 요청했다고 NYT가 전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DNI)도 NBC 방송에 출연해 “DNI가 미 정보기관에 대한 감독을 맡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기관에 의해 도청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 의회 연설 이후 긍정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비롯한 측근 그룹의 ‘러시아 내통’ 의혹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주말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도청 의혹을 거론하며 불쾌감을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의 지인인 크리스토퍼 루디 뉴스맥스 CEO는 자신의 칼럼에 “지난 토요일 도청에 대해 두 차례 대통령과 얘기를 나눴다”며 “대통령이 이 사안은 조사될 것이고 모든 것이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전 자신의 통화 내용을 도청했다”고 주장해 미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놨다. 그는 트위터에 “끔찍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승리 직전 트럼프 타워에서 전화를 도청했다는 걸 방금 알았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매카시즘”이라고 주장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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