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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수 “이재용 영장기각이 전화위복…타 기업 수사못해 죄송”
-수사팀 “1차 청구서 구속됐으면 큰일 날뻔” 안도
-보강수사 과정서 결정적 증거들 잇달아 확보

[헤럴드경제=김현일ㆍ김진원 기자] 특검 관계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두고 수사기간 중 가장 큰 위기였다면서도 오히려 다음 수사가 풀리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수(65ㆍ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는 3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수사기간 중 제일 큰 위기를 묻는 질문에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됐을 때 수사팀이 좀 (어수선했다)”라면서 “법원이 지적한 부분을 다시 보는 과정에서 사건이 풀려 갔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 [사진=헤럴드경제DB]

이규철(53ㆍ24기) 특검보는 “이 부회장에 대한 첫 영장을 청구할 땐 수사팀도 발부를 확신할 정도로 자신감이 컸다”며 “그러나 기각되고 나서 향후 수사를 어떻게 할지 분위기가 격앙됐다. 수사팀은 기회를 한번 더 달라고 했고 공소유지를 위해서라도 수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 보강수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보강수사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결정적 증거들을 하나씩 손에 넣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을 추가로 확보하고, 박 대통령의 차명폰 사용기록도 확인했다.

이후 수사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를 하다가 안 전 수석 수첩에서 이 부회장이 지난해 2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때부터 특검팀이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등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이 특검보에 따르면 수사팀에선 ‘1차 영장청구 때 이 부회장이 구속됐으면 큰일 날 뻔 했다. 보강수사하게 된 게 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후속 수사는 빛을 발했다. 

이규철 특별검사보 [사진=헤럴드경제DB]

양재식(52ㆍ21기) 특검보도 “이 부회장 영장이 기각된 게 더 도움이 됐다. 처음에 영장이 발부됐으면 경영권 승계 부분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점잖은 자세로 조사에 임했지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활동을 지원한 것에 대해 “경영권 승계 대가가 아니었다. 진행과정도 보고받지 못했다”며 “그것이 삼성의 전통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강요의 피해자라는 주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특검보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등에 대해서도 영장 청구를 고려했지만 책임자를 구속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청구하지 않았다”며 다만 “박상진 삼성 대외담당 사장은 대한승마협회장을 맡으면서 실제 정유라 씨를 지원하는 데 가장 많은 역할을 해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은 박사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박 특검은 “다른 대기업을 못해서 그렇지 삼성 관련 수사는 충분히 했다”며 “SK나 CJ, 롯데에 대해 수사했다면 최소한의 소임은 다했다고 할 텐데 그걸 못해서 국민들에게 참 죄송하다”고 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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