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3ㆍ1절, 유통가는 ②] ‘제국주의 가방’ 란도셀 …“없어서 못팝니다”
-일본제국주의 상징 란도셀
-고가에도 하루 1~2개 팔려
-가격비싸니 중고거래하기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가죽가방은 55만8400원, 합성피혁은 38만원이에요. 가죽가방 제품은 없어서 못팔 정돕니다.”

지난 27일 서울시내 한 백화점 유아동코너에 방문했다. 이름만 들었던 ‘란도셀’ 가방의 열풍은 대단했다. 기자가 가격을 물어보는 사이 학부모 2명이 란도셀 가방을 둘러보고 갔다. 

[사진설명=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란도셀 가방.]

란도셀 가방은 일제시절 일본 귀족들이 많이 다니는 교육기관인 가큐슈인(學習院)의 통학용 가방으로 채택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1887년에는 당시 당시 내각총리대신이었던 이토 히로부미가 왕세자의 입학을 축하하면서 란도셀을 선물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그래서 란도셀 가방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돼 왔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도 튼튼한 내구성과 척추를 보호해주는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초등학교 저학년용 책가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들에는 유아동 코너에 란도셀 가방이 입점해 있고,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에서도 란도셀 가방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비싼 가격탓에 중고거래를 하거나 직구로 란도셀 가방을 사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이날 백화점에서 본 학부모들은 많게는 50만원을 웃도는 가격 탓에 구입을 하지 않고 매장을 빠져나갔다. 한 여성도 “가격이 비싸 엄두도 못내고 돌아간다”면서도 “(란도셀이) 일본에서도 아이들의 허리에 좋은 가방이라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매장 직원은 “새학기라서 그런지 (란도셀) 가방이 잘나간다”며 “하루에 1~2개정도는 가방이 팔리는 편”이라고 했다.

백화점에서 발길을 돌린 사람들은 인터넷 쇼핑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고 있는듯 했다.

비싼 책가방 값에 부담을 느끼는 부모들이 찾은 대안은 ‘중고품’이었다. 21일에서 27일까지 7일간 중고나라를 통해 거래가 진행중인 란도셀 가방은 29건에 달했다. 일본 란도셀 업체 중에서 가장 보편화된 브랜드인 세이반 제품 등이 18~25만원 선에 거래됐다. 옥션에서도 이날 496개, G마켓에서도 923개 란도셀 제품이 거래됐다.

일본 제품은 우리 삶에서 이제 일상적인 소재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일본 제품이 최근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니클로는 국내 보세의류시장에서 국산 상품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켓몬 고의 열풍 덕에 인근의 편의점과 인형뽑기 숍에서는 포켓몬 캐릭터 상품과 인형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매해 대일본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을만큼, 일본 소비재에 대한 수요는 항상 많은 편”이라며 “일본 제품은 질이 좋고 우수하다는 평가가 강하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