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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꽃 생활화 운동에 국민적 관심을
국내 화훼산업에 어려움이 닥쳐오고 있다. 우리 국민 1인당 꽃소비가 2005년 2만1000원에서 10년후인 2015년에는 1만3000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화훼 수출도 2010년 1억 달러에서 지난해 7년 만에 4분의 1 수준인 2600만 달러로 급감했다. 특히 화훼 소비는 작년 9월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더 크게 위축된 실정이다. 한국화원협회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꽃다발, 경조화환 등 선물용 화훼상품의 거래금액은 38% 가량 줄었고, 화훼공판장의 동양란, 호접란 등 분화류 거래금액은 20% 가량 감소했다. 최근 꽃 재배를 포기하고 토마토, 파프리카 등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는 화훼농가마저 늘고 있다.

가정이나 회사 등 일상생활에서 꽃을 즐기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화훼 거래금액의 80% 이상이 경조사 등 선물용으로 소비된다. 자연히 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 앞서 가격을 따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업무 유대관계나 인사치레를 위해 꽃을 주고받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왔다. 청탁금지법에 화훼류가 포함된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수화’되어 있는 꽃이 ‘생활화’되어야 우리 화훼산업이 살아날 수 있다. 정부는 일상 속 꽃 소비 확대를 위해 ‘꽃 생활화(1 table 1 flower) 운동’을 추진해오고 있다. ‘꽃 생활화 운동’은 기업이나 기관이 꽃 배달을 신청하면 꽃 코디네이터가 사무실에 방문하여 상담, 꽃 배송과 수거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다.

최근에는 국회도 꽃 생활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어려움에 처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주최로 ‘국회 꽃 생활화 운동’ 출범식이 열린 것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국회의장,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장을 비롯한 다수의 국회의원과 국회 관계자들이 참석해서 꽃 생활화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가정, 사무실 등 생활용 화훼 소비 활성화를 위해 화훼산업 구조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5개년 종합발전대책을 오는 3월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정부의 노력만으로 일시에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동안 관행화되어 왔던 선물용 소비패턴을 생활소비로 바꾸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유관기관, 화훼단체 등의 유기적인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다양한 꽃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소비자들이 꽃에 접근하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1인 가구 증가 등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맞춘 실속형 화훼상품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이 절실하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꽃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꽃 생활화 운동에 참여한다면 국민들의 삶이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고 어려움에 처한 우리 화훼업계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꽃이 지닌 아름다움과 향기, 정서적 교감은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없다. 가정, 학교, 사무실의 테이블에 꽃을 올려두자. 특별한 날에만 꽃이 있는 것이 아니다. 테이블마다 꽃이 놓여있는 풍경이 우리 국민들의 일상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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