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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의 해맑은 끄적임 같은…칠순 老화가의‘어린’그림들

  • 기사입력 2017-02-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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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단색화가’ 오세열 개인전
학고재갤러리서 다음달 26일까지
9년 만의 전시…40년 작품활동 총망라
숫자·소품 등 추억 소환 ‘따뜻함’ 가득

“나이와 그림은 의도적으로 반비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150호 크기의 작품이 관객을 반긴다. 검은 바탕위에 비뚤비뚤한 숫자와 도형, 나무, 새가 그려져 마치 칠판위에 낙서처럼 보인다. 사실은 그린 것이 아니라 캔버스 위 여러겹 칠한 물감을 예리한 면도 칼로 ‘긁어서 만든’ 그림이다. 이 천진난만한 작품은 지난해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에서 화제가 됐던 작가 오세열(72)의 것이다. 단색화 열풍을 잇는 이른바 ‘포스트 단색화가’로 꼽히는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는 오세열의 개인전 ‘암시적 기호학’을 2월 22일부터 개최한다. 2008년 샘터화랑에서 개인전 이후 9년만이다. 


이번 전시에는 오세열의 40년 작품활동을 망라해 60년대 구작부터 최신작을 포함 6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학고재갤러리 본관에는 2000년대 이후의 근작들이, 신관에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구작이 전시돼 그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한다.

재미있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작업이 점점 ‘가볍’고 ‘어려진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낙서처럼 꾸밈없이 해맑다. “나이와 그림은 의도적으로 반비례한다”는게 그의 말이다. “화가 나이가 60만 넘어도 그림이 늙는다. 자신이 그리던 방식에 안주하는데, 그게 싫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잘 그릴 필요가 있느냐, 이미 잘 그린 그림은 나 말고도 많다. 나는 일부러 못 그리려 애쓰는 화가”라고 말했다.

캔버스 위 기름기를 뺀 유화물감을 여러번 발라 두터운 바탕을 마련한 뒤 면도날이나 칼로 표면을 긁어내 숫자나 이미지를 만들고, 단추, 플라스틱 포크, 색연필, 집게 등 일상적 오브제가 화면 속으로 들어왔다. “즐겁고 자유로운 게 그림이고, 회화적 기술은 필요 없다. 그림은 발상이고 아이디어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작업하는 시간이 한없이 소중하고 또 즐겁다.

물감을 여러겹 덧칠하고 말리는 과정과 다시 긁어내고 완성하는 그의 작업방식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 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작업은 혼자 진행한다. “작품에 혼이 있어야지,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하는게 용납이 안된다”는 그의 말에서 40년 작품활동 기간동안 100여점 넘는 작품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세상은 그를 ‘포스트 단색화가’로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은 손사래를 친다.

단색화가 태동하던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그런 시류에 편승한다는 건 생각해 본 적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일부러 미술 잡지도 보지 않는다. 그래야 내 본연의 작업에 몰두 할 수 있으니까”라고 할 만큼 단색화 혹은, 포스트 단색화로 분류되길 원치 않는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라면 “작가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까지 했다.

이렇듯 자신의 작품세계를 단호히 지켜온 작가의 작품은 오히려 따뜻하고 정감넘친다. 어릴적 몽당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1,2,3,4,5 숫자를 쓰던 기억과 장날 뻥튀기 기계 앞에서 김이 모락모락 ‘뻥이요’를 기다리던 기억들이 소환됐다. 해방둥이로 태어나 6ㆍ25 전쟁을 겪은 세대인 작가는 시대의 아픔을 보듬고, 감싸안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전시는 3월 26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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