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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시장 삼성쇼크] 최악 고용한파?…‘공채 큰 손’ 삼성 침묵에 취준생들 패닉
-지난해 1만4000명 뽑은 삼성, 총수구속에 채용도 스톱
-취준생들 “이러다 공채 안 뽑는것 아니냐” 불안감 팽배
-전문가 “저성장 겹쳐 올해 역대 최악 ‘취업 대란’ 예고”


[헤럴드경제=권도경ㆍ원호연ㆍ유오상 기자] 취업준비생인 이정현(30) 씨는 매년 진행해오던 삼성의 상반기 공개채용(공채) 일정이 연기된다는 소식이 불안하기만 하다. 주위에서는 삼성의 직무적성검사인 GSAT 고사장 계약이 안됐다거나 공채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는 루머까지 나왔다. 이 씨는 “취업 스터디에서도 요즘 삼성 공채 얘기밖에 하지 않는다”며 “다른 기업들이 삼성을 따라 채용계획을 잡는데 삼성에서 채용을 하지 않으니 취준생들은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파로 삼성의 상반기 공채계획이 불투명해지면서 취준생들은 ‘채용 절벽’ 걱정에 떨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이 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취업준비생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 GSAT에 응시하는 수험생들. [헤럴드경제DB]

지난해 내수경기 악화로 기업들이 채용규모 축소에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다, ‘공채 큰 손’으로 불리는 삼성이 특검 수사의 여파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일부에서는 “IMF때보다 심각한 취업 대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취준생들이 몰리는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는 벌써부터 삼성의 공채 일정을 걱정하는 글이 쏟아졌다. “아직 서류전형 일정도 발표되지 않아 너무 불안하다”는 걱정부터 “매년 GSAT 고사장으로 계약을 했던 학교들이 올해는 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는 소문까지 취준생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권에서 압박해 채용규모를 정해왔는데, 삼성이 이제 대규모 채용을 하겠느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삼성은 지금까지 매년 1월 초 채용 계획을 확정하고 3월초에는 상반기 채용 공고를 내왔다, 그러나 올해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이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변수가 터지면서 채용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 그룹 내에서는 그룹 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적어도 1분기 내 공채 진행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임직원 이하 인사 정책도 보수화 되면서 실제 채용이 진행되더라도 그 규모는 1만명에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취업 시장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신규채용 인원만 1만4000명에 달했던 삼성이 공채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자 다른 기업들도 눈치를 보고 있다. 실제로 10대 그룹 중 상반기 채용 계획을 발표한 대기업은 SK, 현대차, LG 정도다. 매년 삼성의 채용 계획을 참고해 공채 계획을 준비했던 다른 기업들도 삼성의 공채 계획이 불투명해지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취업 포털 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경우, 그들 또한 채용 규모를 기존보다 크게 축소할 가능성이 있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취준생들이 모인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는 삼성의 공채 발표 연기 소식에 아예 공채를 포기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사진제공=인터넷 카페 캡처]

전문가들도 특검발 쇼크에 삼성이 채용계획을 정하지 못하면서 올 겨울, 취준생들에게 가장 혹독한 ‘취업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 문제에 기업 총수가 구속되며 투자 역량만 악화됐고, 피해는 청년들이 그대로 받게 됐다”며 “총수가 구속된 상황에서 대규모 채용까지 요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최악의 취업 대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사법부가 이 부회장을 구속했을 때의 경제적 파장을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며 “어려운 경제사정에 사법부가 함량미달의 정치적 판단을 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인구 문제와 경제 저성장이라는 장기적인 문제에 겹쳐 최근 특검 수사를 비롯한 정치적 불안이 기업들의 투자와 채용 역량을 크게 위축시켰다”며 “취준생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혹독한 취업 절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올해 채용시장은 한진해운 파산 등으로 이미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며 “여기에 삼성까지 채용을 포기하게 된다면 IMF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취업 대란이 찾아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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