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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검 “영장 집행할 권한 침해받아” vs 靑 “다른 형식으로 압수수색 집행 가능”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압수수색을 거부한 청와대 처분을 두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청와대 측이 법정에서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국현)는 15일 오전 10시 박영수 특별검사가 “압수수색을 거부한 청와대 처분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의 첫 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심문에서 양측은 특검이 행정소송의 대상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타뒀다.

통상 행정소송은 행정청의 처분으로 권리를 침해당한 국민들이 제기한다. 국가기관은 다른 기관의 처분에 불복할 수단이 전혀 없을 때만 소송을 낼 수 있다.

특검 측 김대현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승인하지 않음으로써 특검이 발부받은 영장을 적법하게 집행할 권한을 침해받았다”며 특검도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측 강경구 변호사는 “특검이 압수수색이 늦어진다고 해서 처벌을 받는 것도 아니고 대면조사도 있고 다른 형식으로 집행할 수도 있다”며 “꼭 압수수색을 해야한다고 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수사다”고 반박했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특검이 곧바로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는지도 쟁점이 됐다. 청와대의 거부 처분이 효력을 잃는다해서 이를 곧바로 압수수색 승낙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됐다.

특검 측은 “청와대 처분은 사실상 압수수색을 금지한 것”이라며 “금지가 없어진다면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날 박 대통령의 차명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청와대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과 차명폰으로 수 백 차례 통화했고 최 씨가 독일 도피 중인 상황에서도 127차례 전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차명폰이 청와대 경내에 존재한다는 확신히 있는데 이걸 (압수수색을) 막게 되면 국정농단 사건 실체를 밝히기 어렵게 돼 손해가 막심하다”고 했다.

집행정지 신청은 이르면 내일 중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이날 중으로 청와대 측의 추가 의견서를 제출받은 뒤 사건을 결론 낼 계획이다. 본안 소송은 특검 수사 기간 내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 짙다. 재판 절차상 피고인 청와대 측에 한 달 남짓 의견을 정리할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심문을 거친 뒤 재판부는 ‘각하’·‘기각’·‘인용’의 세 가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관건은 압수수색을 둘러싼 청와대와 특검의 갈등이 행정소송 대상인지 여부다. 특검과 청와대의 갈등이 행정소송 대상이 아니라면 재판부는 쟁점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각하’한다. 특검이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고 결론지으면 법원은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청와대 측 근거가 정당한지 판단한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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