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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기만 하면 떠나야 하는 도시 원주민들의 삶
[헤럴드경제=윤혜정 인턴기자] 서울 마포구 연남동 주택가는 이제 젊은이들과 커플들로 가득 찬 이른바 ‘핫플레이스’이다. 2층~4층짜리 다세대 주택들 사이로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간판을 단 카페와 레스토랑을 군데군데 볼 수 있다.

이렇게 오래된 주택들이 세련된 카페로 탈바꿈하면 자연스럽게 집값도 올라간다.


연남동 경우 2013년 21곳이었던 서양식 음식점이 2015년 81곳으로 네 배가 됐다. 이 동네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3년 전(2014년)부터 매매가 늘었고 리모델링 공사는 지난해 2월 말부터 급증했다”며 “이런 급속한 변화로 주택의 평당 가격이 평균 200만~300만 원 정도 올랐다”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문제는 주택의 가격이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집을 팔기 시작했고 세입자들은 오른 전세금이나 가게 영업을 이유로 해당 지역을 떠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하게 되면서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고 임대료가 인상되면서 원주민은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ㆍ둥지내몰림현상)이다.


최근 이태원 인기 상권 ‘경리단길’이름을 따 ‘망리단길’로 불리는 망원동도 인기를 얻으면서 상권이 활성화되자 가파르게 임대료가 오르고 있는 추세이다. 망원동 역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피할 수 없게 된 형태다.

2010년 이후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한 연남동ㆍ서촌ㆍ성수동ㆍ경리단길ㆍ해방촌 등 서울시내 5곳은 10여 년 전 젠트리핀케이션이 발생했던 삼청동ㆍ홍대ㆍ가로수길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화 대상이 주택가로 옮겨졌다는 것도 특징이다.

2010년대의 젠트리피케이션은 소비자의 개인 취향과 SNS가 맞물리면서 연남동이나 성수동 같은 일반 주택가로 파고 든것이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박진아 교수는 “소비자들은 이제 상품이 아닌 장소를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알려진 상점보단 조용한 골목길의 ‘나만 아는 특이한 가게’를 찾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SNS의 영향으로 이들 지역이 급속하게 알려지다 보니 금세 조용한 주택가가 외지인이 붐비는 상점가로 바뀌게 되고, 소비자들이 또다시 다른 동네를 찾아 나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민들은 조용했던 동네가 외지인이 늘면서 시끄러워졌고 세탁소나 야채가게처럼 실제 주민 삶에 필요한 가게들이 빠르게 살아지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박 교수는 “프랑스 파리는 2003년부터 2년마다 지역별 업종을 전수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빈 점포를 빵집 등 주민에게 필요한 상점으로 만들어 임차인을 구하고, 다양한 규제를 통해 업종의 편중을 막고 있다”며 “서울시도 이 같은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말했다.

/yoon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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