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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하다하다 안 되니까”…‘도피처’된 청년 창업
-창업희망 서울청년 44.8% ‘취업 어려워서’
-취업 경험자 10명 가운데 9명은 비정규직
-연령대 높아질수록 대기업ㆍ공공기관 선호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 졸업식을 앞둔 수도권 4년제 경영학과 대학생 송모(26) 씨는 곧 백수가 된다는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토익 930점과 인턴 경험 등이 있음에도 10여개 기업에 탈락하자 자신감이 더 떨어졌다. 송 씨는 최근 취업보다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 ‘젊을 때 해야 한다’는 말은 귀를 더욱 솔깃하게 했다. 때마침 군대 후임으로 만난 취업준비생 손모(27) 씨도 카페 공동창업을 제안했다. 송 씨는 “무모한 것을 알면서도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며 “백수나 만년 인턴보다는 차라리 창업이 낫다”고 했다.

취업이 어려워 창업으로 고개를 돌리는 18~29세 서울 청년들이 생기고 있다. [사진=123rf]

단지 ‘취업이 힘들다’는 이유로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이 전체 창업 희망자 중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 15일 발표한 인포그래픽스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18~29세 청년 21.6%가 창업을 생각한다. 5명 중 1명 수준이다. 이 가운데 44.8%는 ‘취업이 어려워서’를 창업 이유로 꼽았다. 이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42.2%),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24.7%), ‘나의 전문 영역을 키우고 싶어서’(24.0%) 순이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어서’(18.8%),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일을 하기 위해서’(11.0%) 등에는 비교적 응답률이 낮았다.

서울시 통계를 보면 작년 서울에 사는 15~29세 청년을 두고 도출한 청년 실업률은 10.3%다. 2011년(8.3%)과 비교 시 2%포인트 늘었다. 청년 실업률이 매년 증가하는 현상을 볼 때 이 같은 ‘취업 도피형’ 청년 창업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8~29세 서울 청년 중 21.6%가 창업을 생각한다. 이 가운데 44.8%는 ‘취업이 어렵다’는 이유를 목적으로 들었다. [표=서울연구원]

18~29세 청년 중 78.5%는 이미 취업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소위 ‘질 낮은’ 직장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형태별로 보면 단시간 근로 등 비정규직(70.9%)과 일용직(20.0%)이 가장 많았다. 다수 청년들이 갈망하는 정규직은 7.0%에 불과했다. 이외에 가족 일(1.6%), 자영업자(0.4%), 본인이 고용주(0.2%)로 집계됐다.

한편 18~29세 청년들이 원하는 취업 형태는 중소기업 26.9%, 공공기관 23.9%, 대기업 23.6%, 공기업 17.1%, 외국계 기업 7.0% 순이었다.

연령별로 나눴더니 나이가 많을수록 대기업을 선호했다. 25~29세 청년 중 35.8%가 대기업을 희망했다.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사람은 14.7%에 불과했다. 반대로 18~24세 청년 가운데 35.8%는 중소기업에 시선을 뒀다. 대기업 선호 비율은 14.8%로 비교적 적었다.

취업을 위한 노력으로는 어학자격증ㆍ기술습득을 위한 학원수강이 각각 64.8%ㆍ47.0%로 가장 높았다. 인턴십 경험을 했다는 청년도 34.8%에 달했다. 이외에 그룹스터디(19.2%), 봉사활동(12.5%) 등이 있었다.

이번 통계는 서울연구원이 작년 18~29세 청년 713명을 면접 조사해 만든 ‘청년활동지원사업 운영모델 구축방안’을 토대로 작성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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