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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부탁드린다’···검찰 조사 직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전화돌린 安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를 앞둔 정동구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잘 부탁드린다”며 허위 진술을 종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 전 이사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 씨와 안 전 수석의 12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했다.

정 전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21일 검찰에 출석해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모금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정 전 이사장은 조사 하루 전날 저녁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로부터 거짓 진술을 종용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검찰에서 안 전 수석 이야기를 하지 말고 전경련에서 이사장으로 추천받았다고 하라는 내용이었다. 조사 당일에는 안 전 수석이 직접 전화를 걸어 ‘잘부탁드린다. 그동안 연락 못드려서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정 전 이사장은 밝혔다.

김 이사와 안 전 수석 측은 검찰 조사가 끝난 뒤에도 정 전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파악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이사장은 이날 법정에서 “검찰 조사 하루 뒤 김 이사의 전화를 받고 ‘그대로 진술했다’며 조사받은 내용을 알려줬다”고 털어놨다. 같은날 안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 ‘고맙다. 고생했다. 나중에 연락드리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했다. 정 전 이사장은 “김 이사에게 이야기한 내용이 (안 전 수석에게) 전달됐는지는 모르지만 상세한 얘기는 안했다”고 했다.

검찰은 정 전 이사장이 알려준 내용을 토대로 안 전 수석 측이 ‘현재 상황 및 법적 검토’라는 이름의 담긴 문건을 작성해 검찰 조사에 대응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안 전 수석의 통화 내역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정 전 이사장과 통화한 뒤 한 방송사 간부와 10여분 간 두 차례에 걸쳐 통화를 나눴다. 지난 6일 최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선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이 방송사 간부에게 미르재단 문제를 상의하면서 최순실(61)·고영태(41)와 나눈 3자 대화 녹음 파일을 넘겼다고 진술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안 전 수석이 K스포츠재단 인사에 개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 전 이사장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남북스포츠교류와 한국스포츠 홍보를 맡을 재단법인을 설립할 예정인데 이사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수락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안 전 수석이 “정 회장이 덕망이 있다고 ‘윗분’한테 보고했다”고 말했다고도 부연했다. 검찰이 “그 윗분이 대통령 아니냐”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답했다.

정 전 이사장은 취임 한 달만에 해임된 배경에도 안 전 수석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날 검찰이 “안 전 수석이 증인에게 ‘너무 알려져 있으니 이사장에서 물러나 고문자리를 맡으라’고 요구했던 것이 사실인가”라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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