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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검수사] 16시간 마라톤 수사 마친 이재용 부회장…모든 혐의 부인
-이 부회장, 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 등 수사 마쳐
-특검, 崔 지원 댓가로 순환출자 문제 청탁여부 추궁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13일 박영수 특검팀 사무실로 들어갔던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다음날인 14일 새벽 1시5분께 건물 앞에서 대기하던 언론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16시간 가까운 수사를 받고 사무실을 나온 이 부회장은 “순환출자 관련 청탁이 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올라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이 나오고 2시간여 지난 새벽 3시42분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황성수(54) 삼성전자 전무가 특검 사무실을 나왔다. 각각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들은 18시간여 동안 정유라 씨를 지원한 이유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이들도 “최씨 일가 말 구입비 우회지원 의혹과 관련해 누구의 지시를 받았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사진설명=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13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1차 조사 이후 3주에 걸쳐 보강 수사를 통해 이 부회장에 새로운 혐의를 찾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구속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39권에서 새롭게 확보한 단서를 증거로 제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 수첩에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만들기 위한 청탁한 정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또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의 순환 출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처분해야하는 삼성물산 주식을 1000만주(1조6000억원 상당)에서 500만주로 줄여준 배경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가지고 있던 삼성SDI는 통합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해야 했는데 공정위 기준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배경에 삼성의 부정한 청탁이 개입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이 최순실 씨를 지원한 대가로 청와대를 통해 공정위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사장과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를 상대로 정유라 씨에게 20억원이 넘는 명마 블라디미르 등을 우회 제공한 이유 등을 집중 추궁했다. 삼성의 순환출자 문제 해소, 기업지배구조 강화 등을 목적으로 최순실 측을 지원했다는 의혹이다. 두 사람은 실제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해 9월28일에도 독일에서 최 씨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 13일 브리핑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는 수시기한을 고려했을 때 빠른 시간 안에 결정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15일께 이 부회장을 포함한 다른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특검 안팎의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하지만 삼성이 최 씨측을 지원한 데 대한 대가성 여부 등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이 부회장에 대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도운 대가로 최순실씨 일가에 430억원대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미비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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