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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의 정치史…최후진술, 盧의 눈물, 충남도지사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안희정 충남도지사다. 대선 초기부터 상승세로는 가장 뚜렷한 흐름을 보였던 안 지사는 최근 지지율이 20%에 육박하며 문재인 전 대표와 경쟁할 주요 후보로 급부상했다. ‘차차기 프레임’이 더는 무색할 상승세다.

안 지사는 1965년생(52세)으로 현재 거론되는 대선 후보 중 가장 젊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48세에 당선된 바 있다. 87년 체제 이후 역대 한국 대통령 중 50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당시 56세였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안 지사는 대표적인 386세대 정치인이다. 안 지사는 고등학교 시절 2차례 자퇴했다. 민주화 잡지를 읽었다는 이유로, 또 전두환 정권에서 대학생과 함께 국풍81 반대 운동에 참여한 이유에서다. 이후 검정고시에 합격하고서 1983년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했다. 고교 시절부터 시작된 민주화 운동은 대학 시절에도 이어졌다. 안 지사는 “독재 타도와 혁명을 꿈꾸며 대학에 입학했고, 선후배들과 짱돌도 던지고 화염병도 던지면서 싸웠다. 2번의 감옥 생활도 했다”고 소회했다.

안 지사는 이후 야당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안 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건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함께 참여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다. 이후 2002년 노 전 대통령 캠프에서 소위 ‘금강팀’의 핵심 맴버로 대선을 함께 했다. 금강팀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경선 캠프가 있었던 금강빌딩에서 비롯됐다.

안 지사가 집중 재조명된 건 오히려 이후 행보에서다. 노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캠프 정무팀장을 맡았던 안 지사는 2004년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최후진술에서 안 지사는 “엄한 아버지가 있으면 자상한 어머니가 있듯 조직과 살림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현실과 타협했지만, 그 타협은 우리가 극복하려 했던 과거의 낡은 정치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새로운 대한민국의 기준으로는 그것 역시 범법행위임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어 “저를 무겁게 처벌해주셔서 승리자도 법과 정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이고 법과 정의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감당하게 해달라. 과거엔 악법을 어기며 저항했지만 이젠 철저히 법을 지키며 제 자리에서 민주화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최후 진술 과정에서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후 이 최후진술이 재차 회자된 건 2009년 때다. 봉하마을 측은 노 전 대통령의 미공개 영상을 공개했고, 그 중 안 지사 출판기념회에 보내는 노 전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가 포함됐다. 노 전 대통령은 영상에서 “정치를 그만 두겠다고 할 때마다 한편으론 격려와 용기를 주고, 한편으론 젊은 참모를 모두 모아서 그만두지 못하게 하고, 이렇게 끌고 밀고 여기까지 온 것이죠. 결국 대통령을 만들어준 사람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라고 안 지사를 호평했다.

그러면서 “나한테는 가장 잊을 수 없는 것이, 내가 대통령이 된 뒤에도 굉장히 여러번 곤경에 빠졌었는데, 안희정 씨가 이제 나 대신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다 했죠. 난 엄청난 빚을 진 것입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말없이 책을 바라보다 눈물을 쏟았고, 이를 감추고자 한동안 책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한참 눈물을 흘린 노 전 대통령은 “이 친구가 자신의 고생과 희생에 대해 한 번도 부담을 주거나 생색을 낸 적이 없다. 어떻게 좀 도와주고 싶은데, 내가 지금 별 도움이 안 되는 것이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라고 했다.

이 영상은 안 지사가 석방된 후 ’담금질’이란 책을 낼 무렵이다. 당시 안 지사는 이 축하 영상 메시지를 받고도 공개하지 않았었다. 노 전 대통령의 눈물을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안 지사는 노무현 정부 임기 동안 공직을 맡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신청했지만, 과거 구속 경력을 이유로 당 공천에서 배제됐고, 안 지사는 이를 수용했다.

이후 2010년 충남도지사 출마, 지방선거에서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를 접전 끝에 누르고 당선됐다. 뒤이어 2014년에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 충청권 기반을 닦으며 주요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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