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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의 승부수, 무리수?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촛불집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야권 잠룡은 물론, 국민의당과도 입장이 갈렸다. 개성공단이나 사드 배치 문제 등에서도 안 전 대표는 통상적인 진보 진영과 다른 입장을 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한다. 결과론적이다. 성공한다면 승부수, 실패한다면 무리수다.

안 전 대표는11일 촛불집회에 불참하기로 정하면서 “정치권이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이날은 안 전 대표의 생방송이 예정돼 있는 날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도 촛불집회 참석이 어렵지만, 안 전 대표는 정치권의 헌재압박을 직접 거론하면서 “헌법에 따라 탄핵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일관되게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인용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이유를 부연 설명했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안 전 대표가 생방송 출연 계획 외에 추가로 정치권의 압박을 거론한 건 촛불집회 불참에 따른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모두 참석 의사를 밝혔다. 또 야권 당대표 등도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정치권이 헌재를 압박해선 안 된다는 주장은 야권에선 사실상 안 전 대표가 유일하다.

야권으로선 다소 민감한 측면도 있다. 촛불집회로 조기 탄핵을 위한 역량을 집중해야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주장대로 자칫 헌재를 압박하는 듯한 형국을 주는 것도 야권으로선 부담이다. 안 전 대표의 불참 선택은 이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의 승부수는 무리수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야권도 헌재를 아닌 탄핵 심판 지연을 노리는 박근혜 대통령 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기탄핵을 주장하면서도 “헌재의 판단을 존중한다”, “빠른 결정을 정중히 요청드린다”는 등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이 헌재를 압박해선 안 된다는 주장은 현재 새누리당이 전면에 내세우는 논리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의 논리와 묘하게 겹치면서 자칫 안 전 대표에는 역풍이 될 수 있다.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건 별다른 화제가 될 수 없지만, 불참하는 건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 받는다. 야권 지지층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가능성도 있다. 특히나 국민의당 내 경쟁자인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안 전 대표와 대치되는 형국이 됐다.

개성공단이나 사드 배치 등에도 일반적인 야권 주장과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는 안 전 대표다. 안 전 대표는 개성공단과 관련, “유엔 제재안 때문에 당장 재가동하긴 어려움이 많다”고 했고, 사드 배치 역시 ”국가 간 협약은 다음 정부에서 뒤집을 수 없다”고 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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