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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감한(?) 씨티...은행권, “난 못해” ‘절래절래‘
계좌유지수수료 도입 논란
”새로운 수익원 발굴 자극“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국내 은행권이 계좌유지수수료를 도입하려는 한국씨티은행의 경영 전략에 대해 ‘갑론을박’ 중이다.

국내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시도가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비이자수익을 늘려야하는 은행권 입장에서 새로운 수수료 발굴의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그간 국내 은행들은 씨티가 먼저 도입한 영미권 금융 서비스를 벤치 마크해 국내 시장에 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국내 은행들은 계좌유지 수수료 자체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은행 서비스는 곧 ‘공공재’로 통하는 금융소비자들의 인식이 가장 큰 장벽이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은행의 역할을 국민의 재산증식 및 기업의 자금 조달처로 규정하면서 사적 기업보다는 공공기관으로 인식하게 됐다. 아직도 은행을 ‘금융기업’이 아닌 ‘금융기관’으로 부르는 이유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 은행에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과정을 보면서 공적 성격이 더욱 강해졌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한국에서 계좌를 유지하기 위한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말은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들어가려면 돈을 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명분도 약하다. 수수료 신설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계좌유지비용의 산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 전체 운영비에서 계좌유지를 위한 비용만 따로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설령 시스템 유지ㆍ보수, 인건비 등을 분석해낸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은행당 적게는 2000만계좌, 많게는 3300만계좌를 보유하고 있어 시스템 유지 보수비용을 계좌수로 나누면 1계좌당 유지비용은 ‘제로(0)’에 가깝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 평균 예대율은 97%이다. 100원을 예금 받아 97원을 대출로 내보냈다는 뜻이다. 한국씨티은행만 예대율은 88.1%로 이보다 낮다. 그만큼 예금을 받아 대출해 준 돈이 적다는 뜻이다. 대출 외 운용처가 다양한 까닭도 크지만 굳이 공격적으로 예금을 많이 유치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계좌 유형에 따라 계좌당 연 5~25달러. 웰스파고는 5~15달러 정도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시입출금 계좌를 가진 고객에게 매년 100~200장의 백지수표를 공짜로 끊어준다. 영미권에서는 아직도 전기나 수도 등 공과금을 수표에 적어 우편으로 보내는 관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좌 잔액이 일정 금액 이상이거나 적금이나 펀드 등 저축 계좌와 연결돼 있으면 수수료를 할인 혹은 면제해준다. 이 때문에 실제 계좌유지수수료를 부담하는 고객은 전체의 30% 남짓이다.

한국씨티은행도 다앙햔 면제 요건을 만들어 고객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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