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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중근의 후예 안재욱 ‘안중근’으로 무대 서다
뮤지컬 ‘영웅’ 26일 세종문화회관
창원·광주·인천 등 전국 순회공연

“진실함과 책임감 동반한 리더 나온다면, 버겁지 않은 세상이 될 것”

안중근 의사와 본관(本貫)이 같다는 우연은 뮤지컬 ‘영웅’과 함께하게 될 필연이었을까. 순흥 안씨, 안중근의 후예로 알려진 배우 안재욱은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수차례에 걸친 러브콜 끝에 이번 시즌 출연을 결정했다. 그의 아버지가 “조상님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당부까지 하면서 부담감은 더 커졌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이번 작품에 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제공=에이콤]

실제 ‘영웅’ 무대를 통해 만난 안재욱에게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선이 굵고 묵직하게 캐릭터를 표현한 기존 안중근들과는 확실히 결이나 색깔이 달랐지만, 그동안 배우 생활을 통해 갈고 닦은 내공이 더해지면서 또 다른 감동을 전해줬다.

어떤 장면에서는 전작인 뮤지컬 ‘아리랑’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던 의식 있는 양반 ‘송수익’의 얼굴이 보이기도 했고, 또 다른 씬에서는 드라마 ‘아이가 다섯’에서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자식들에게 헌신하던 따뜻한 남자 ‘이상태’의 모습이 겹치기도 했다. 특히 먼 고향을 그리워하고 서글피 우는 어머니를 보면서 가슴 아파하며, 남겨진 두 아들을 지켜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긴 여운이 남도록 연기하며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지난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 의거일 100주년을 기념해 처음 세상에 나온 ‘영웅’은 이후 6차례 이상 국내에서 재공연되며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국내 뮤지컬 시상식에서 각종 상을 휩쓸고 2011년에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에서 공연, 2015년에는 의거 현장인 중국 하얼빈에서 무대를 올리며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창작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안재욱은 “이미 성공한 작품에 참여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만, 마음 한편으로 언젠가는 안중근 의사 역할은 맡아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책임감이 있었다”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나의 도전이 헛되지 않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나라가 매우 힘든 상황인데 안중근 의사처럼 진실함과 거기에 동반되는 책임감이 있는 리더가 나온다면, 버겁지 않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영웅’에는 안재욱을 포함해 정성화, 양준모, 이지훈 등 국내 뮤지컬계 정상급 배우들이 안중근을 연기한다. 이미 작품성을 검증받은 뮤지컬의 귀환에 관객들도 반가워하는 눈치다. 티켓 판매 사이트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현재까지 뮤지컬 판매 순위 1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등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 역사 특집 ‘위대한 유산’ 편에서의 콜라보레이션 무대, 주연 배우 4인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입담을 뽐낸 것 등도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LG아트센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등 국내 유명 극장에서 여러 시즌 무대를 올렸지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장 바로 앞 광화문 광장에서 매주 어두운 시국을 밝히는 촛불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극장 안에서는 진정 나라를 위하는 의인들의 이야기가 관객들의 마음에 불을 붙이고 있다. 작품은 현시점 더욱 간절하고 절실하게 ‘조국이 대체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오는 26일까지 서울 공연. 이후 창원, 광주, 인천 등 지방 투어. 관람료 6~13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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