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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대선 프레임은 친일파 vs. 빨갱이?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올해 대선 정국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은 시대정신이 정치교체보다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통령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화두’, 즉 시대정신에 의해 선택된다는 건 이미 공지의 사실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군사정권 종식’, 김대중 대통령이 IMF 등 ‘국난극복’의 아이콘이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기득권 개혁’,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우선주의’ 등의 당시 시대상을 보여준다.

정청래 전 의원이 ‘썰전에 출연해 “역사적 과오를 끊자”고 말하고 있다. [사진=JTBC 썰전 캡처]

지난 8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JTBC 시사토크쇼 ‘말하는대로’에 출연해 지지율과 관련해 “언제부턴가 저는 상대 후보와의 싸움이라는 생각을 안 한다. 그 시대가 나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을 뽑은 시대정신은 무엇이었을까.

4대강, 자원외교 등으로 얼룩진 이명박 정권의 오명을 보수 진영 스스로 풀어달라는 국민들의 기대감 아니었을까. 웃긴 말로 ‘자진납세’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오명을 씻어내기는 커녕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더 큰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올해 대선 정국에서 시대정신은 과연 무엇일까.

야권에서는 ‘정권교체’를 시대정신이자 프레임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현실에서도 이 프레임은 유권자들에게 먹히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를 반박할 강력한 프레임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신 현재 대선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빨갱이’라고 불러가며 ‘네거티브’ 공세에 의존하는 정도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의 프레임 싸움은 ‘정권교체(야권) vs. 빨갱이(여권)’로 압축되는 것일까.

적어도 여권에서 ‘빨갱이’라는 네거티브 프레임 외의 것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럴 것이다.

야권은 당하고만 있을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 19일 JTBC 썰전에 출연해 “이번 대선은 한국 현대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대선이라고 본다”며 야권에 여권의 ‘빨갱이’ 공세에 버금가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했다.

정 전 의원은 “해방정국 때, 독립운동을 한 사람이 아닌 친일파가 정권을 획득했다. 4.19 혁명 때는 혁명 세력이 아닌 5.16 쿠데타 세력이 정권을 획득했다”며 “5.18 민주 항쟁 때, 민주주의를 외친 사람이 아닌 전두환 세력이 정권을 획득했으며 87년 6월 항쟁 때,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세력이 아닌 반대 세력이 정권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6년, 2017년 촛불은 이런 역사적인 과오를 끊자”며 “우리 현대사에 적폐 되었던 역사를 청산하는 대선이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결국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해 지금의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독립운동가 역의 전지현이 친일파 처단에 나서고 있다. [사진=영화 ‘암살’]

영화 암살에서 독립운동가 역을 맡은 전지현(안옥윤 역)은 동료 독립운동가에서 친일파로 돌아선 이정재를 처단하며 친일파를 끝까지 처벌하는 이유에 대해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라고 말한다.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한 민족문제연구소는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친일파 청산은 되지 않았으며, 보수 진영의 집권이 계속되는 현실에 대해 후손들의 손으로 친일파 청산이라는 숙제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권의 ‘빨갱이’ 프레임에 야권은 ‘친일파 청산’이라는 프레임으로 전선을 짤 수 있다는 얘기다.

야권의 ‘정권교체’ ‘친일파 청산’ 프레임에 여권에서 ‘빨갱이’ 공세 외 어떤 프레임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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