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업서 돈받고 수개월 합숙 까지… 말많던 ‘全軍축구대회’결국 폐지
국방부가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해오던 국방부장관기 전군축구대회를 폐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직접 주최하는 대회임에도 그동안 예산 편성조차 받지 못해 지난해에는 사기업으로부터 진행비를 기부받기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지난달부터 국방부장관기로 운영되는 체육대회에 대한 존치 여부를 검토한 결과, 전국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국방부장관기 축구 대회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국방부는 “핵심 역할 수행을 위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조정 차원”이라며 “제반 조건을 검토한 결과 폐지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애초 국방부는 작전대비태세 장기화와 총기사고 등으로 침체됐던 군 분위기를 바꾸고자 전군이 참여하는 축구대회를 개최해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해왔다. 그러나 매년 축구대회를 앞두고 부대마다 30여명씩 차출돼 두달 넘게 합숙 훈련을 하면서 일선 부대에 인력 부담이 계속됐고, 이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부대에서는 합숙 훈련 과정에서 부조리가 생겼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존치 검토 과정에서 각 군에서도 축구대회에 대해 폐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국방부가 직접 개최하는 경기임에도 제대로 된 예산조차 배정받지 못해 편법으로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축구대회 운영비용을 신규 예산으로 편성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동안 국군의 날 행사 예산 일부를 전용해 사용해왔다. 지난해에는 이마저도 힘들어지자 모 시중 은행에서 기부금을 받아 운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개최됐던 국방부장관기 축구 대회를 위해 진행비용 4000만원을 민간기부금 명목으로 지급했다”며 “순수한 기부금 명목이었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기업에서 돈을 받아 대회를 운영한 점은 인정했다. 국방부는 “시중 은행에서 돈을 받아 운영한 것은 맞지만, 진행비용으로 사용하고 남은 돈은 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6개 부대에 훈련 비용 등으로 나눠줬으며 순수한 민간기부금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예산을 전용했다는 것은 그동안 쓰여야 할 곳에 제대로 예산이 쓰이지 않았다는 얘기”라며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할 병력을 대규모 체육 대회에 차출하고 예산을 전용한 점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오상 기자/osyoo@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