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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주의 옅어지고 ‘세대구도’로 간다
4·13총선이어 지역정서 약화
세대별 맞춤형 공약이 관건

박근혜 대통령을 탄생시킨 2012년 대선은 정권교체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대결집’으로 막판 승부가 갈렸다. 보수층의 결집은 지역 감정의 태동 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박정희-육영수’의 향수가 그대로 박 대통령에게 ‘재소환’되면서 영남권은 물론 충청권도 휩쓸었다.

호남권은 문재인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 출신 지역인 부산ㆍ경남(PK)에서 선전했지만 20% 이상 벌어진 득표율을 극복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여론조사에서 야권 성향이 강했던 서울과 수도권에서 ‘박빙’ 승부가 펼쳐졌다. 선거 당일 젊은층은 투표소 앞에서 발길을 돌린 반면 고령층은 투표소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보수층의 결집과 신세대의 외면이 동시에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2012년 대선은 강한 지역색을 기반으로 한 ‘3김(김대중ㆍ김영삼ㆍ김종필) 시대’의 선거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19대 대통령을 뽑는 올해 대선은 대한민국 정치구도를 바꿀 수 있는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4ㆍ13 총선에서 전조를 보인 지역주의 붕괴 현상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정권의 유례없는 국정 농단과 장기 침체된 내수 경기가 이를 더 부추기고 있다. 3김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 없다는 점도 원인이다.

호남권에서는 경상도 출신 정치인이 유력 대선후보로 지지받고 있다. 영남권의 마지막 맹주였던 박 대통령은 탄핵 일보 직전에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충청대망론’이 없어졌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우리 정치에서 지역구도를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지역주의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더 이상 지역구도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키(Key)는 세대구도로 넘어간다. 세대별 유권자 수로 승패를 가늠하는 ‘표 대결’를 포함해 전반적인 선거 흐름이 세대구도와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이 ‘중도 하차’한 것도 이 같은 세대구도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채 10년 전 대한민국에 맞을 법한 ‘올드 리더십’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세대구도에서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결국 ‘정책’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0~30대가 생각하는 어젠다와 50대 이상이 관심을 갖고 기대하는 어젠다가 확연히 다르다”면서 “세대별 정책적 욕구를 대변하는 구도가 지역주의보다 더 커졌다”고 말했다. 대선주자들이 일자리ㆍ베이비부머 이슈를 앞다퉈 선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결국 세대별ㆍ계층별 맞춤형 정책의 차별성과 현실성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대선주자들도 지역주의나 이념논리를 넘어 세대구도에 호소하는 ‘통합형 리더십’(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새로운 리더십’(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젊은 리더십’(안희정 충남지사), ‘사이다 리더십’(이재명 성남시장)의 이미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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