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탄핵심판] ‘돌연출석’ 안봉근 ‘두문불출’ 고영태… 대통령 측의 막판 지연카드?
-朴대통령, 잠적했던 안봉근 막바지에 내보내
-의미있는 진술 기대 어려워…오히려 불리
-고영태 과거 경력 등 부각해 쟁점 흔들기 꾀해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막판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고영태 전 더블루K 상무를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반전을 꾀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박 대통령에 불리한 진술을 할 것이란 점에서 사실상 시간끌기용 증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 전 비서관은 오는 14일 헌재 출석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박 대통령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는 “안 전 비서관과 직접 연락한 것은 아니고 본인이 나오겠다고 밝힌 걸로 들었다”며 간접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안봉근(왼쪽)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오는 14일 돌연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오른쪽)은 아직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헤럴드경제DB]

그동안 헌재의 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하고 경찰의 소재탐지마저 피해왔던 안 전 비서관이 탄핵심판 막바지에 돌연 출석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안 전 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지난 달 5일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잠적해 헌재는 대책없이 시간을 날려야 했다. 재판부가 증인출석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지만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퇴직한 사람들이라 확인이 안 된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은 설 연휴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대통령 대리인이 (두 사람을) 대동해 출석시키거나 진술서를 받아 제출하라”며 압박했고, 대통령 측은 결국 41일 만에 안 전 비서관만 내보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헌재는 안 전 비서관이 나와도 의미있는 진술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앞서 재판부는 “(안봉근 등 청와대 비서관들의 검찰 진술조서를 보면) 대체로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은 ‘모른다’고 하거나 진술 거부한 걸로 돼 있다. 대통령 측이 적극적으로 다툴 부분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고영태 씨가 오는 6일 최순실 씨의 형사재판 증인으로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출석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헤럴드경제DB]

오히려 박 대통령에 불리한 사실을 재확인시켜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순실 씨가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드는 과정에서 차량을 제공한 인물로 지목됐다. 이미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은 헌재에 나와 “최 씨가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카니발 차량을 타고 청와대를 출입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제2부속실 소속이었던 이 행정관의 상관은 안 전 비서관이었다.

박 대통령 측은 고영태 씨를 또 다른 ‘키맨’으로 꼽고 있다. 이중환 변호사는 “고 씨가 나오면 우리가 고 씨에 집착한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탄핵기각을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동안 노출을 꺼려왔던 고 씨가 오는 6일 최순실 씨의 재판에 나서기로 하면서 탄핵법정에도 모습을 드러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 씨의 증인신문은 9일로 잡혀 있다.

박 대통령 측은 고 씨가 최 씨와 대통령의 관계를 알고 이익을 추구하려다 실패하자 언론과 정치권에 악의적으로 제보해 지금의 사태를 몰고 왔다는 입장이다. 고 씨의 유흥업소 근무 경력과 전과기록, 최 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회 소추위 측은 “대통령 측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인들마저 신청해 노골적으로 심판을 지연시키면 탄핵사유가 이유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oz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