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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왜 인간은 ‘불쾌한 맛’에 빠졌나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혀 지도’라는 다이어그램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혀 끝부분은 단맛, 뒤쪽은 쓴맛, 양 옆 가장자리 앞쪽은 짠맛, 뒤쪽은 신맛을 표시한 그림 말이다. 이 네가지 맛의 혀지도는 일반 상식으로 굳어졌지만 최근 뒤집어졌다. 다섯가지 맛 모두가 혀 전체 지역에서 감지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모든 맛봉우리에는 다섯가지 수용기 단백질이 분포하고 있는데, 각각의 단백질은 다섯가지 기본 맛 중 한가지 분자를 감지할 뿐이다. 미각은 사람마다 제각각이어서 맛을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는 네 가지 기본 맛 외에 감칠맛이 추가됐으며, 지방맛도 후보에 올라 있다. 


미각의 비밀/존 매퀘이드 지음, 이충호 옮김/문학동네

존 매퀘이드는 ‘미각의 비밀’(문학동네)에서 이런 난해한 미각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과학과 신화, 철학, 문학을 넘나들며 맛의 전기를 써내려간다. 주방과 슈퍼마켓, 농장, 레스토랑, 거대 식품회사, 과학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고 탐사하면서 우리의 미각이 어떻게 발전해왔으며 바뀔 것인지 흥미진진하게 펼쳐낸다. 저자는 우선 지구상에서 미각이 탄생하는 과정을 다섯단계로 설명한다. 체계적으로 먹이를 잡아먹기 시작한 단계, 냄새를 통해 먹이를 사냥하게 된 단계, 뇌의 신피질의 발달단계, 불을 사용해 조리를 함으로써 미각과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이 향미 감각으로 합쳐지게 된 단계 등이다. 그리고 저자는 마지막으로 인류만이 가진, 커피나 맥주의 쓴맛 또는 고추나 고추냉이의 매운맛처럼 본질적으로 불쾌한 맛을 선호하는 미각을 탐색한다. 독소를 탐지하기 위해 발달한 생존을 위한 쓴맛의 아이러니와 최고의 향미는 이 미각여행의 하이라이트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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