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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심판] 헌재 “이제는 朴대통령이 말할 때”…헛도는 증인신문에 본인 소명 압박
-김이수 재판관, 세월호 당일 오후까지 관저 머문 점 의문
-朴 지시했다는 김장수와의 통화기록도 없어 신빙성 타격
-증인신문 할수록 ‘미르ㆍK재단 설립 경위’ 오리무중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대통령이 알고 있는 사항이 꽤 있다. 이제는 답변해달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을 맡고 있는 강일원 헌법재판관은 1일 진행된 10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 본인의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설명=박근혜 대통령]

지난 달 3일 첫 변론을 시작한 탄핵심판이 한달 째 접어든 가운데 재판관들은 박 대통령 측의 답변이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전날까지 16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쳤지만 증언내용들도 박 대통령의 기존 해명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증인신문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의혹만 커지자 이제는 박 대통령이 직접 답변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증인으로 나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하며 지시를 내렸다”며 탄핵사유로 제시된 ‘생명보호의무 위반’을 적극 반박했다.

그러나 김이수 재판관은 줄곧 대통령의 관저 근무 자체를 문제삼았다. 김 재판관은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히 인식했다면 적어도 위기관리센터 상황실로 나와야 했다”며 박 대통령이 사고소식을 보고받고도 오후까지 계속 관저에만 머문 배경에 의문을 표했다.

김이수 헌법재판관 [사진=헤럴드경제DB]

이진성 재판관은 2차 변론 때부터 박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과 나눈 통화기록을 제출하라고 대통령 측에 요구해왔다. 그러나 김규현 전 차장은 전날 헌재에 나와 “통화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1년만 보존하는 걸로 안다”고 답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앞서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이 당일 오전 10시15분에 직접 김 전 실장에 전화를 걸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지만 통화기록은 제출하지 않았다. 통화기록은 박 대통령이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입증할 중요 자료로 꼽혔다. 그러나 결국 통화기록은 없는 것으로 드러나 박 대통령 측 주장의 신빙성에 흠이 났다.

미르ㆍK스포츠 재단 설립 경위도 오리무중이다. 청와대가 재단 설립을 주도하고 이사진까지 선임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정작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등 정부 담당자들은 재단 설립을 자신이 기안하지 않았고, 계획서를 본 적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박 대통령의 답변만 남은 셈이다. 강 재판관은 “미르ㆍK스포츠 재단 설립이 대통령의 중요 사업이었다면 극비로 추진할 사안은 아니었다. 그런데 아무도 그 보고서를 본 사람이 없다”며 어떤 절차로 집행됐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말한 청와대 보좌체계의 완비시점이 언제인지, 최순실 씨로부터 언제까지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도 박 대통령이 스스로 밝혀야 할 부분이다. 대통령 측이 40일 넘게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자 강 재판관은 “시간이 꽤 지났다. 이제는 말해달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유민봉 전 국정기획수석은 헌재에 나와 청와대 비서진이 안정된 시점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부임한 2013년 8월 이후로 꼽았지만 정호성 전 비서관은 작년 초까지 최 씨에게 연설문 등을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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