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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동치는 대선]조용히 꾸준하게 文 턱 밑까지, 안희정이 뜬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조용히, 꾸준하게 떠오르고 있다. 상승세로 보면 가장 명확한 추이다. 지난해 말부터 탄핵 정국, 민주당 경선 일정 돌입,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불출마 등 굵직한 현안을 거칠 때마다 조금씩 오르더니 최근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2위까지 치솟았다.

안 지사는 지난 1일 반 전 총장 사퇴 직후 MBNㆍ리얼미터가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25.4%)에 이어 11.2%로 2위를 차지했다. 여전히 문 전 대표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그럼에도 안 지사가 조명받는 건 ‘추이’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4%대 지지율에 머물렀지만, 이후 경쟁 후보가 등락을 반복하는 동안 안 지사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재 스코어보다 흐름이 더 무섭다는 게 정계의 평가다. 



안 지사의 강점은 젊음, 그리고 충청권으로 요약된다. 안 지사는 52세로 현재 거론되는 대권 후보 중 가장 젊다. 안 지사가 앞세운 것도 시대교체ㆍ세대교체다. 안 지사는 대권 출마 선언을 현장에서 즉문즉답으로 진행하는 ‘5시간 마라톤 토론’으로 대신했다. 정장 대신 회색 티에 카디건을 택했고, 식사도 현장에서 참여자와 함께 ‘컵밥’을 먹었다. 오는 5일엔 보육을 주제로 대본 없는 즉문즉답의 토론회를 갖는다.

출입기자로 꾸려진 채팅방에 직접 참여하는가 하면, 자필로 쓴 연하장을 돌리는 등 허물없는 스타일이다. 이 모든 게 ‘젊은 정치인’으로 압축된다. 48세로 대통령에 당선된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안 지사엔 유의미한 성공 사례다. 스스로도 그를 ‘롤모델’로 꼽고 있다.

탄탄한 충청권 지지기반도 강점으로 꼽힌다. 보수 성향이 강한 충청권에서 도지사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나 반 전 총장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층 충청권 지지를 끌어올릴 기반도 마련됐다. 반 전 총장 불출마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 기인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DJP 연합’,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세종시 이전’을 비롯, 역대 대선마다 충청권 표심이 ‘캐스팅보트’가 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야권으로서도 간과할 수 없는 안 지사의 경쟁력이다. 안 지사 측은 “충청권에선 지지 정당을 떠나 안 지사 개인에 대한 호감이 크다”며 “중앙무대에선 큰 관심이 없었지만 충청권에서 야권 인사가 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건 결코 쉽게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안 지사의 약점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추상적인 대중연설 등이 꼽힌다. 안 지사 측은 “조바심 없이 정공법으로 꾸준히 알려 가면 인지도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대선정국 초반에는 안 지사가 대중적인 언어 대신 추상적인 표현을 과도하게 쓴다는 지적도 일었다. 이와 관련, 안 지사와 측근들은 ‘스피킹 훈련’도 별도로 진행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장시간 즉문즉답을 소화할 만큼 자신감도 붙었다는 평가다. 또, “세부 공약에 앞서 후보자의 철학과 가치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는 게 안 지사의 지론이다. 이에 따라 선거 초반엔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표현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과거 구속 이력은 안 지사의 네거티브 대상이 될 소지가 크다. 최근 손학규 전 고문과 설전을 벌일 당시에도 김동철 당시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과거 엄연히 정치자금법을 위반하고 불법대선자금을 받아 복역까지 했다”고 구속 이력을 거론했었다. 안 지사는 2004년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노무현정부 때 특별복권됐다. 안 지사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 보수진영에선 구속 이력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야권 내에선 ‘문재인 대세론’이 가장 큰 극복 과제다. 한 비문(非文)계 중진 의원은 “안 지사의 경쟁력을 높이 사지만, 얼마나 문 전 대표와 경쟁할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경선을 통과하려면 필연적으로 문 전 대표와 맞서야 한다. 그 의지를 얼마나 보여주는가에 따라 민주당 내 지지구도도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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