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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에 계속 뒤통수 맞는 아베
TPP탈퇴·“車 무역 불공정” 이어
“日 환율조작국” 언급하며 비판
10일 미일정상회담…아베 비상


미일(美日) 정상회담을 열흘 가량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때리기’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일본 자동차 때리기에 이어 이번에는 통화 정책을 걸고 넘어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대미(對美) 경제협력 패키지를 준비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 맞추기에 나선 모양새다.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일본은 몇 년동안 환율을 조작해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선 후보 시절 일본의 통화 정책을 비판한 적은 있지만 취임 후 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는 통화 공급과 통화 약세를 유도해 유리한 입장에 있다”며 이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여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12월 취임 후 유동성 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려는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를 펴왔다. 20년간 지속된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의 양적 완화와 인프라 투자, 규제 개혁 등을 시행했다. 그 결과 엔화가치는 낮아지고 일본의 무역수지는 개선됐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도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적자에 대한 우려에서 나왔다. 미국 무역적자는 연간 7000억달러 이상이며, 그중 대일(對日) 무역적자는 연간 700억달러에 달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일본과의 자동차 무역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같은 날 미국이 TPP에서 탈퇴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30일에는 TPP 탈퇴를 참가국에 문서로 공식 통보했다. 미국의 탈퇴로 TPP는 사실상 발효가 어려워졌고, TPP를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일본은 난처한 입장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일본 때리기에 일본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는 10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환율 정책에 대해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는 지금 일본을 중국과 동급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환율 개입이 일상화된 나라인 반면 일본은 시장 경제를 중시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엔저를 통한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피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정부와 마찰을 피하기 위해 ‘올 재팬(All Japan) 체제’ 대응에 나섰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번주 내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과 회담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투자나 고용 면에서 이미 미국경제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설명할 예정이며, 상세한 전략을 도요다 사장과 가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미국 현지에서 수십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내용의 경제협력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미일성장고용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의 이 패키지는 고속철도, 에너지,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도움을 주는 포괄적 정책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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