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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공판] “차은택한테 들었을 뿐 잘 몰라” 법정서 드러난 崔의 거짓말
-김성현, “최순실이 재단의 ‘페랑디-미르’ 사업 일일이 챙겨”
-김성현, ”최순실과 최경희 이화여대 전 총장 세 차례 만나“
-박헌영, “최순실이 소개한 인물 곧이어 재단 이사장 돼“
-최, 헌재서 거짓증언 밝혀지면 위증 혐의 적용 가능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재단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최순실(61) 씨 주장과 반대되는 증언들이 법정에서 쏟아져 나왔다. 지난달 16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씨는 ‘재단은 차은택과 이사장들이 운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측근들은 최 씨가 재단 사업과 인사를 일일이챙겼다고 입을 모았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의 8회 공판에서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김성현(44) 씨는 최 씨가 재단의 ‘페랑디-미르’ 사업 회의를 주재하는 등 일일이 사업 진행을 챙겼다고 진술했다.

당시 재단은 프랑스 명문 요리학교 에꼴페랑디의 분교를 국내에 세우는 일을 ’페랑디-미르‘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 씨는 최 씨가 학교 구성이나 부지, 수강료 등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냈다고 했다. 최 씨가 ’정부 부처 협의가 필요하거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상의하라‘고 수차례 말했다고 했다. 이는 “(에꼴페랑디 사업은) 차은택에게 들었을 뿐 확실히 모른다”고 한 최 씨의 헌법재판소 진술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그간 최 씨는 차 씨와 이사장들이 재단 일을 맡아했을 뿐 자신은 모른다는 입장이었다. 최 씨는 지난달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은 재단이 잘 돌아가는지 정도 살펴봐달라고 했다”며 “제가 앞에 나서는 것을 원치 않았고 안했다”고 했다. 재단을 외부에서 지켜봤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재단 관계자들은 최 씨가 재단 인사부터 자금 집행까지 지시하는 ‘회장님’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31일 최 씨 재판에 증인으로 선 K스포츠재단 과장 박헌영(39) 씨는 “정동춘 전 이사장이 부임하기 전 식사자리에서 최 씨가 정 이사장을 소개하며 ‘이분이 이사장으로 올 분’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박 씨는 이를 근거로 최 씨가 재단 이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 씨가 수 차례 포스트잇에 지시 사항을 적어 자신을 비롯한 재단 관계자들에게 건넸다고 했다. 그는 “이런 포스트잇 지시사항을 많이 받았지만 평소 최 씨가 모든 문건이나 자료는 폐기하라고 지시해 관련 자료들을 모두 없앴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최 씨와 최경희(54) 전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지난 2015년 총 세 차례 만났다는 진술도 나왔다.

김성현 씨는 “최 씨와 함께 2015년 12월에 두 번, 이듬해 초 한 번 등 세 차례 최 전 총장을 만났다”며 “서울 63빌딩 등에서 만나 에꼴페랑디 사업을 논의했다”고 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최 씨와 2015년 가을 쯤 아주 잠시 만났다”며 “이후에는 최 씨가 딸 정유라 씨와 함께 지난해 4월 총장실로 와서 잠시 인사하고 갔다”고 말했다. 최 전 총장의 위증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최 씨가 헌재에서 거짓 증언을 한 점이 밝혀지면 위증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위증죄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5년이다. 최 씨는 이미 두 가지 이상 혐의를 받고 있는 ‘경합범’이기 때문에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을 2분의 1을 더해 최종 형량이 결정된다. 위증죄가 추가되더라도 최 씨의 최종 형량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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