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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이후 한국경제]장기실업자 16년만에 최악…유례없는 고용빙하기 진입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지난해 실업자 100만명 시대에 접어든데 이어 올해는 조선, 해운, 철강 등 제조업 부진으로 실업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사상 유례 없는 ‘고용 빙하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0일 통계청의 ‘2016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역대 최대인 101만2000명을 기록했고 실업률은 3.7%로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3.7%)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간 고용을 이끌어온 조선 등 제조업취업자는 2015년 15만6000명 늘었지만 지난해엔 5000명이 줄어든 여파 탓이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6개월 이상 구직을 하지 못한 장기실업자 수는 13만3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3.1%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난 2002년 13.8% 이후 1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자릿수에 머물던 장기실업자 비율이 2015년 두 자릿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 급증한 것이다. 단기실업자는 일시적인 요인으로도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실업자가 증가한다는 것은 심각하게 봐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조선 해운 철강 등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탄핵정국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의 20~30대 청년 신규 채용까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결과, 210개 기업 중 48.6%가 신규채용 규모가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때문에 고용시장에서 청년층이 가장 고통받고 있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사상최고인 9.8%를 기록했고, 청년 실업자 수는 43만5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43%에 달했다. 지난해 취업경험이 단 한번도 없는 실업자도 8만4000명으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실제 실업 상태에 놓인 청년은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공식 통계는 지난 4주간 구직 활동을 했고 즉시 취업이 가능한 청년만을 실업자로 보는 반면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체감 실업률’을 구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22%까지 뛴다. 여기엔 주당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으로 추가로 더 일하고 싶은 청년과 구직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이 포함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6월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쉬고 있는 ‘니트족’과 비자발적인 비정규직까지 포함해 34.2%가 실업자라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올해 고용빙하기는 공식 실업자에 취업준비생, 고시학원·직업훈련기관 등 학원 통학생, 쉬었음,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등을 모두 합친 ‘사실상 실업자’가 지난해 453만8000명에 달하며 2013년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같은 고용절벽 현상은 정부마저도 지난해 말 2017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목표치를 기존 30만명에서 26만명으로 내려잡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올해에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경제 심리가 위축된 올해에 더 큰 고용 한파가 밀어닥칠 것”이라면서 “고용난은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경기 악화로 이어져 다시 고용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어낼 새로운 동력을 빨리 찾지 못하면 청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고용 재앙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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