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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남미 反트럼프 연대 움직임...국경 장벽에 열 받았다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을 건설하는 등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 정책을 추진하자 중남미 국가가 연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미국가연합(UNASUR)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은 국경장벽 건설을 둘러싼 미국과 멕시코의 정상회담이 취소되는 등 갈등이 고조되자 멕시코를 두둔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 전 대통령 출신인 에르네스토 삼페르 UNASUR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채택한 도전적인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인들에게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대라고 해 굴욕감을 주고 있으며, 심지어 모욕적인 장벽을 설치해 중남미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UNASUR는 남미 12개국이 지난 2008년 5월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거대 경제권에 대비하고자 결성한 국가 간 연합이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가이아나, 파라과이, 페루, 수리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이 참여하고 있다.


좌파 성향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한 후 친미 성향의 우파 정권이 들어선 브라질도 이례적으로 트럼프 국경장벽을 우려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성명에서 “중남미에 있는 대부분의 국가는 미국과 우호적이며 친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브라질 정부는 중남미 국가들의 합의 없이 우리 대륙에 있는 자매국가들을 분리하는 장벽 건설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처럼 미국과 직접적인 갈등을 빚고 있지 않지만 ‘미국의 뒷마당’으로 인식돼온 중남미 역내 국가들로서는 앞으로 자국에 닥칠지도 모를 ‘트럼프 역풍’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 24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린 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33개국 정상들은 안건이 아니었던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폐쇄적인 이민정책을 긴급 현안으로 논의한 뒤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당시 “이번 회의는 남미를 향한 미국 제국의 새 위협에 맞서는 중요한 자리”라고 역설했으며,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민자 박해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자”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2등 시민’으로 홀대받은 경험이 있는 중남미 출신 개인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불편하게 바라보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거주 경험이 있는 콜롬비아의 훌리아나 비야(37)는 “미국에 살 때 그들은 히스패닉을 먼지처럼 대했다. 다시는 미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면서 “21세기에 국경장벽을 세운다는 발상에 소름이 돋는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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