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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대별 경제고민]사상최악 고용한파…얼어붙어가는 20대 청년 취업의 꿈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대학을 졸업한후 4년째 취업을 하지 못한 A씨(29)는 올해도 여전히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쓰고 있다. 수도권 대학 출신으로 지금까지 대기업 인턴,편의점 판매원, 쇼핑몰 주차관리원, 택배회사, 음식점 종업원 등등 별의별 아르바이트를 다 했다. 하지만 원하는 대기업이나 공사 취업은 번번히 실패했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싶지는 않다. A씨는 설연휴에 고향가기가 싫지만 어렵사리 발검음을 옮겼다. 올해 고용시장 상황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마음이 무겁다.

올해 1분기에 사상 최악의 청년 고용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에 취업전선에 내몰린 20대 청년들의 경제고민은 어떻게 취직할지에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청년실업률이 연일 사상최고를 경신하면서 이들은 취업절벽에 맞닥뜨리고 있다. 취업을 위해 인턴으로 열정페이를 강요당하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며 정규직을 꿈꾸지만 알바 일자리도 구하기가 만만찮다.

28일 통계청의 지난해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업자 수도 101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6000명이 증가했다. 고용시장 한파는 20대에 집중되고 있는데 취업을 위한 학원 수강생 등 취업 준비자는 66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7000명이 늘었다. 구직포기자는 9000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300인 미만 기업도 올해부터는 정년 60세 의무화 법안 시행으로 신규채용을 꺼리면서 중장년 고용불안 및 청년 고용절벽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정된 인턴 자리를 놓고 취업준비생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은 ‘열정페이’ 현상을 낳았다. 고용부가 인턴·현장실습생이 일하는 5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 감독한 결과 81곳(16.2%)에서 열정페이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취준생의 57.2%(복수응답)가 ‘열정페이를 견뎌야 하는 이유’로 취업난을 꼽았다. 무급도 괜찮고, 야근까지 하겠다는 건 정규직 취업이란 최종 목표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인턴’이 ‘정규직’으로 가는 사다리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고용전망도 절대 밝지 않다. 최근 국내 3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 32곳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 및 고용 계획과 경영 환경 전망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46.9%가 동결하고 12.5%는 축소하겠다고 응답했다. 주요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전년보다 투자를 줄이거나 동결할 계획으로 특단의 조치 없이는 고용문제 해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우리경제의 일자리 창출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2%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로 2.6%를 제시했고, 일자리 증가 규모는 26만명 내외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성장률 1%당 취업자 증가 규모는 10만 명 정도로 분석됐다. 지난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2.6%, 일자리 증가 폭이 29만명 내외로 성장률 1%당 고용 증가 규모가 11만2000명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더 떨어지는 셈이다. 이는 5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저성장 경제 구조로 변화하는 가운데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없는 성장’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 예산 상반기 조기 집행, 각종 세제 및 금융 지원 등을 통해 고용시장의 활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의 발호와 탄핵정국으로 인한 경제적 확실성 가중 등으로 얼마만큼의 효과를 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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