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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1주일] ‘오바마케어’ 폐지 속도전…오바마 흔적 지우기
-트럼프, 오바마케어 규제 부담 완화 첫 행정명령
-오바마 최대 업적 지우기 상징적 의미
-美공화당 2월말~3월초 대체법안 처리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1호 행정명령으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ㆍACA)’를 건드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표 업적으로 꼽히는 제도를 1순위로 손질하면서 본격적인 ‘오바마 흔적 지우기’를 예고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 공화당도 이에 발맞춰 2월 말~3월 초께 대체법안 처리 계획을 밝히는 등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뒤, 백악관 집무실에서 오바마케어 관련 규제 부담을 완화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치를 통해 연방 정부가 오바마케어 관련 세금과 규정을 제거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는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 1호로 상징성을 지닌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액션 포럼’의 더글러스 홀츠-이킨 회장은 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명령 1호는 상징성에 무게를 둔 것 같다”며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이를 대체하려는 트럼프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부담 증가와 가입자 보험료 급등 등을 이유로 오바마케어가 ‘최악의 정책’이라고 비판해왔으며 의회 상ㆍ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도 정부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에 미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폐지와 관련해 2월말~3월초 대체법안을 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25일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다음 달 10일께 보건위원회 등 복수의 관련 상임위를 열어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을 심사한 후 2월 말에서 3월 초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있고, 민주당도 폐지에 반대하고 있어 공화당의 계획대로 처리될지는 불투명하다.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 지난 23일 빌 케시디 공화당 상원의원(루이지애나)과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메인)이 오바마케어를 대체할만한 법안 계획을 공개했지만, 민주당은 크게 반발했다. 이들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각 주(州)별로 오바마케어를 유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시민들이 의무적으로 특정 건강보험에 들도록 하는 조항을 폐지했다.

빌 케시디 의원은 “이 제안이 (시민들에게)의료 정책에 대해 더 많은 권한을 줄 것”이라며 “저렴한 보험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현재 보험에 들지 않은 수백만명의 미국인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약속한 완전한 교체 계획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그는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이 계획으로 걷어차일 것”이라며 “소비자의 직접 지출 비용과 공제액이 급증하고, 암과 같은 기존 질병을 지닌 이들에 대한 보호책 없이 몇몇 부유층들의 세금 절감에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만일 제대로된 대안없이 폐지 수순을 밟으면 큰 사회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미 의회예산처(CBO)는 대안없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면 첫해에만 최소 1800만명의 미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잃고, 10년 내 건강보험 미가입자가 32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개인보험에 드는 가입자의 보험료는 10년 내 두 배로 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4년 시행된 오바마케어는 전 국민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를 목표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던 저소득층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가입하도록 한 정책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표 업적으로 꼽히며, 퇴임 직전에도 의회를 찾아 “오바마케어를 사수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깊은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또 백악관을 떠나기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긴 편지에도 “오바마케어를 지켜달라”는 간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바마케어에 반대해온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 의회는 지난 11일과 13일 상ㆍ하원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의회 주요 상임위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 초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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